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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코로나 백신 그리고 한국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12.18 07:00
수정 2020.12.17 10:14

세계 주요국 이미 백신 접종 시작

한국, 1000만명분 계약에 그쳐

2023년에나 일상복귀 가능할듯

일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수가 1000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산타 할아버지는 고령(高齡)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잘 갖추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으로 확인했다.


WHO 감염병 전문가이자 현장조사 책임자인 마리아 벤 커코브(Maria Van Kerkhove) 박사는 “산타 할아버지의 연령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면역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면역을 잘 갖추었기 때문에 24일 밤 각국 정상들이 자국의 영공에 진입할 수 있도록 검역 조치를 완화해 주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올 크리스마스 때 산타클로스의 활동에 지장이 없겠냐?”고 질문하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벤 커코브 박사가 한 답변이다. 그러고는 기자들과 함께 웃었고 박수가 쏟아졌다.


그렇다! 7500만명 가까이 발병해 160만명 이상이 세상을 뜰 정도로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면서 세계는 우울한 한 해를 보내왔지만, 바야흐로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사랑과 축복의 시간이 왔다.


영국 미국 캐나다 등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나라에서는 이번 크리스마스가 새로운 희망이 움트는 날이 될 듯하다. 90세의 영국 할머니가 지난 8일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가 공개한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보면 1순위가 요양원 거주자와 직원, 2순위는 80세 이상과 최일선 의료진, 3순위는 75세 이상, 4순위는 70세 이상 등으로 나이에 따라 11위 까지 내려간다.


94세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99세인 남편 필립공은 2순위이다.


같은 순위에서는 만성 폐질환, 당뇨병, 간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먼저다. 인종으로는 흑인과 아시안, 소수민족들의 사망률과 감염률이 더 높다는 증거에 근거해 우선순위가 되며, 직업별로는 코로나에 노출될 위험이 큰 교사군인 운수업 종사자 경찰 등 사법종사자가 우선이다.


14일 접종이 시작된 미국에서는 중환자실 여성 간호사가 처음으로 백신을 맞았고, 이 장면은 TV로 생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 쿠오모 뉴욕 주지사 등이 접종을 축하했다.


같은 날 캐나다도 접종 대열에 합류했다. 온타리오주 당국은 간호사 2명을 포함해 요양원 근무자 5명을 첫 번째 백신접종자로 선정해 투약을 마쳤다.


캐나다의 희생자 1만3000여명 가운데 80%가 요양원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접종 우선순위가 그렇게 정해졌다.


중동 지역에서는 아랍에미레이트(UAE)가 중국산 시노팜 백신을 승인한데 이어 14일부터 접종에 들어갔고 사우디아라비아도 16일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백신 경쟁에 참여 하고 있는데, 양상이 좀 이상하다. 중국은 임상실험도 끝나지 않은 백신을 11월 말에 벌써 100만명 이상에게 접종했다고 실적을 자랑했다.


러시아는 지난 8월 11일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Ⅴ’의 시판을 허가했다. 러시아 백신은 1차 임상실험을 7월 중순에 끝내고 바로 시판 허가가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딸도 이 백신을 맞았다고 안전성을 강조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 약품을 백신으로 간주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외신은 북한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돼 김정은 등 당 간부들이 먼저 맞았는데, 중국산 또는 러시아산 백신이라고 전하지만, 확인이 어렵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다. 백신 확보 경쟁에 뒤져서, 한국정부가 어떻게 할 건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작성한 ‘국가별 백신확보 동향 자료’(12월16일 공개)를 보면, 미국은 최대 24억 회분을 확보했고, 인도는 20억, 유럽연합(EU)은 14.8억, 일본은 5.3억, 영국 3.8억, 캐나다 1.9억, 브라질 1억 회분을 확보해 속속 접종에 들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4400만 회분을 확보했다는데, 계약을 완료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2000만 회분(1000만명분)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백신은 신경계 이상반응 등으로 개발에 차질이 생긴데다 충분한 임상이 이뤄지지 않아서 임상 3상을 다시 하는 등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나지 않은 상황이다.


영국의 의료 분야 분석 업체인 ‘에어피니티‘(Airfinity)가 각국의 백신 확보 상황을 근거로 일상생활 복귀 시점을 예상하는 자료를 내놨다(12월10일).


미국이 내년 4월로 가장 이르고 캐나다 6월, 영국 7월, 유럽연합(EU) 9월, 호주 12월 등으로 선진국들은 내년 중 일상 복귀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 일본은 5억 회분 이상의 백신을 확보했지만, 도입과 접종이 늦어지고 있어, 내년 가을(10월)쯤 국민 대부분이 백신을 맞고, 정상화는 내후년(2022년) 4월께로 예상되고 있다.


백신 도입 시기가 불확실하고 후순위인 우리나라는 내년 보선(補選), 내후년 대선(大選)이 끝나고도 1년이 더 지난 2023년에야 일상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우리는 서로 의심하고 미워하면서 갇혀 살아야 한다.


“거짓말에 능하고 무능한 정부가 어떻게 국민을 힘들게 만드는가?” 우리 5000만 국민이 이번에 제대로 배우고 있다.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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