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아들 오늘 입대…'원정출산 의혹' 역시 음해였다
입력 2020.12.21 12:47
수정 2020.12.21 12:51
서울대병원 발급 소견서 공개…의혹 사실무근
입대 앞두고 머리 깎은 아들 껴안으면서 배웅
패스트트랙 재판 출석으로 훈련소 못 따라가
"무고한 사람 이렇게…집요하고 잔인한 탄압"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의 아들이 21일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이에 따라 일부 친여 및 무소속 인사가 제기한 나 전 원내대표 아들의 원정출산 의혹은 또 하나의 정치적 흑색선전의 대표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21일 SNS에 "오늘 아침 아들이 논산 육군훈련소로 떠났다"며, 입대를 앞두고 머리를 짧게 깎은 아들을 감싸안은 사진을 올렸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조국 사태'에 물타기를 하고 분노한 여론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시작된 나를 향한 마녀사냥과 물타기 수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아들 원정출산 허위 의혹부터 시작해서 이미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난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건까지 끄집어내고, 내 아들의 대학 입학까지 끌어들여 조국 전 장관 자녀 논란을 희석시키려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얼마나 집요하고도 잔인한 탄압이냐. 지난해 나의 끈질긴 투쟁을 보고 '반드시 무너뜨려야 할 사람'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무고한 사람을 이렇게 탄압하는 것은 법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모두 무거운 죄다. 더 이상은 죄를 짓지 말라"고 현 정권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이날 아들이 논산훈련소를 통해 군에 입대하지만,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여권이 고소·고발한 '공수처·선거법 패스트트랙 관련 재판'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관계로 훈련소 배웅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원내대표는 "엄마된 사람으로서 당연히 훈련소 앞까지 바래다주고 싶었지만, 패스트트랙 재판으로 서울남부지법으로 향하는 중"이라며 "아들과 조금이나마 더 같이 있고 싶은 마음에 재판 불출석을 신청해봤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언젠가 진실은 또렷이 빛날 것이고, 나쁜 것들은 지나갈 것"이라며 "힘들지만 멈추지 않고, 지쳐도 쓰러지지 않는다. 나는 내 길을 간다"고 천명했다.
이날 SNS에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1997년 서울대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했음을 증명하는 의사소견서도 함께 공개해 '원정출산 의혹'에 마침표를 찍었다.
공개된 소견서는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9월 23일 발급한 것으로, 나 전 원내대표가 1997년 12월 11일 유도 분만을 위해 입원했으며 이튿날 아들을 출산한 뒤 14일에 퇴원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9월 일찌감치 소견서를 확보했는데도 아들의 입대일인 이날에 맞춰 공개한 것은 한 가지를 해명하면 "위조다" "조작됐다"고 물고늘어지며 끊임없이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 여권 지지자들의 행태를 염려해, 단 한 번에 의혹을 끝낼 수 있는 시점에 맞춰 공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해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시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축사 도중 부산지방법원에 근무 중일 때 아들을 낳았다며 시민들에게 인연을 강조했다. 이 축사 내용이 보도되자 친여 성향의 한 작가는 자신의 SNS에 "혹시 아드님이 미국 국적이라면?"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지난해 9월 21일 "2011년 때의 피부과 파동을 떠올리게 한다"며 "나는 야당 원내대표 아들이 이중국적이 아니라고 굳게 믿지만 분명히 (아들 국적을) 천명하라"고 압박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홍 의원의 이같은 압박이 있은지 이틀 뒤에 서울대병원에서 소견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소견서를 일찌감치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저들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내가 '아들은 1997년 서울대병원에서 낳았다'고 하면 저들은 '서류가 위조됐다'고 나왔을 게 뻔하다"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