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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아직은 산 넘어 산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11.16 12:24
수정 2020.11.26 11:10

정부의 공식 발표로 양대 항공사 빅딜 성사 기대감 '업'

독과점 우려에 혈세투입 논란, 경영권 분쟁, 노조반발 등

인천국제공항에 항공사들의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부의 공식 발표로 업계 1·2위 항공사간 빅딜(Big Deal·대형거래)이 성사될 전망이지만 인수합병(M&A)을 위한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독과점 우려와 함께 혈세 투입 논란, KCGI와의 경영권 분쟁, 노조 반발 등 해소돼야 할 장애물이 남아 있어 선결돼야 대형 M&A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


양사의 합병은 2개의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 뿐만 아니라 진에어(대한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이상 아시아나항공) 등 3개의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간 결합이기도 해 독과점 논란이 일수도 있다.


이 때문에 양사가 합병을 통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되면서 공정위가 복수민항 체계가 무너져 경쟁을 제한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각각 22.9%, 19.3%로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양사의 LCC 자회사까지 더하면 점유율이 62.5%에 달해 절반을 넘어선다. 공정위가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LCC 3사를 따로 분리해 단계적으로 통합해 대형 LCC를 만들겠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M&A는 FSC 2곳과 LCC 3곳간의 결합이어서 독과점 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 “향후 M&A 추진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들을 해소해 나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민간 기업에 혈세가 투입되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KDB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라는 대의가 있기는 하지만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어서 혈세가 투입될 수 밖에 없다.


앞서 공정위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합병을 승인한 것처럼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해 대한항공과의 결합을 허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정위가 '회생 불가'로 판단한 기업에 산은이 정상화를 명분으로 추가로 혈세를 투입한다는 논란이 더 크게 일 수 밖에 없다.


산은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산은이 재무적투자자(FI)로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하면 한진칼 3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지분율 41.14%)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조현아-반도건설 3자연합(46.71%)간 경영권 분쟁이 치열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정부기관이 의도와 관계없이 개입하게 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조 회장으로서는 우군을 얻을 수 있는 기회지만 3자 연합으로서는 변수가 늘어나는 것이어서 달가워 할 리가 없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함께 양사의 합병 과정에서 중복 노선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양사 노조의 반발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공식화로 양대 항공사의 M&A가 추진되긴 하겠지만 순탄하게 성사될지는 미지수”라며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대의 명분은 충족하지만 정부가 독과점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너무나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얽혀 있어 선결돼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왼쪽)과 아시아나항공.ⓒ데일리안 DB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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