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시 글로벌 10위 항공사로 도약
입력 2020.11.16 10:50
수정 2020.11.16 10:59
정부, 인수 공식화로 메가 캐리어 탄생 예고...글로벌 경쟁력 강화
규모의 경제 실현...코로나19 이후 실적 개선·비용 절감 효과 기대
정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메가 캐리어(Mega-Carrier)'가 탄생하게 됐다. 두 대형항공사간 빅딜 성사시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가 되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무산 이후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하에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 방안으로 대한항공이 인수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산은이 사실상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총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은이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산은이 자금을 투입하면 한진칼은 증자 대금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매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승인 등 향후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날 정부의 공식발표로 대한항공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업 실적 악화 등으로 인한 경영난과 자금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당장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진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여객 RPK(항공편당 유상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것) 기준 세계 항공사 순위에서 대한항공은 18위, 아시아나항공은 3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양사를 합치면 현재 10위인 아메리칸항공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국제 여객 수송 인원수 기준으로는 대한항공이 19위, 아시아나항공이 36위인데 합치면 이 역시 10위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
특히 국제 화물 수송량 순위에서는 대한항공(5위)과 아시아나항공(23위)을 합치면 캐세이퍼시픽을 제치고 3위로 도약할 수 있다.
또 현재 양사의 항공기재는 대한항공이 173대, 아시아나항공이 86대로 빅딜이 성사되면 25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되면서 에어프랑스(220여대)와 루프트한자(280여대) 등 세계 10위권 규모인 항공사들과 엇비슷한 규모로 성장하게 된다.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게 된다.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하면서 비용은 절감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양사의 매출은 각각 12조2000억원(대한항공)과 6조9000억원(아시아나항공)으로 합병 회사는 총 20조원 매출과 자산 40조원 규모로 재탄생하게 된다.
또 양사의 유지·정비·보수(MRO)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정비나 조종사 교육 등을 일원화하면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아울러 합병 후 중복되는 노선들을 간소화해 수익성도 향상시킬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실적이 하락했고 수익성 개선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향후 시장이 정상화되면 양사간 M&A 효과는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대한항공은 이번 M&A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