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2’, 디스플레이 결함 논란…“OLED 검은화면 맞아?”
입력 2020.11.10 10:30
수정 2020.11.10 10:38
‘리얼 블랙’ 구현 못하고 LCD처럼 빛 새는 현상
애플 “내부 확인 중”…업계 “소프트웨어 오류”
최근 국내 출시된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가 디스플레이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면서도 완전히 검은 화면을 구현하지 못하고 빛이 새는 듯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 국내 출시되지 않은 ‘아이폰12 미니’와 ‘아이폰12 프로 맥스’ 모델도 같은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질 경우 제품 흥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소비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아사모’에서 지난 2일 처음으로 아이폰12 디스플레이 화면 깜빡임 논란이 제기됐다.
이 문제를 제기한 사용자는 “검은색 화면을 풀 스크린으로 띄워놓고 화면 밝기를 조절한 결과, 많게는 1~2초 사이 화면이 4번 깜빡이거나 몇 초간 짙은 회색이 됐다가 까만 화면으로 바뀌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깜빡임이 마치 액정표시장치(LCD)에서 나타나는 화면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OLED는 화소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색 정확도와 명암비, 시야각 등이 LCD 대비 우수해 제작자가 의도한 원작의 색을 왜곡 없이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쉽게 말해 LCD는 스스로 빛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액정 뒤쪽에 빛을 내는 조명인 ‘백라이트’가 들어가 있다. LCD는 백라이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검은색을 화면에 구현할 때도 빛을 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완벽한 검은색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OLED는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검은색을 표현할 때 그 부분의 픽셀을 끄면 되고, 보다 원색에 가까운 검은색 표현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리얼 블랙’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아이폰12는 OLED를 탑재했음에도 ‘리얼 블랙’이 아닌 LCD처럼 마치 액정 뒤에서 빛을 쏘는 듯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첫 문제 제기 이후 같은 증상을 겪었다는 소비자들의 글이 쏟아졌다. 한 사용자는 “아이폰12 프로가 OLED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며 “아이폰X을 쓸 때와 화면이 너무 다르고, 액정만 놓고 보면 아이폰X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제품 간 가장 큰 차이는 완전한 검은색의 표시”라며 “불을 끄고 폰을 보는데 평소 완전 검은색이 보여야 할 타이밍에 백라이트가 켜진 듯한 느낌의 희멀건 검은색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아사모 카페뿐 아니라 애플 공식 사이트 커뮤니티 문의글도 이어졌다. 한 사용자는 전날 “아이폰12로 영화를 보는데 회색 화면과 깜빡이는 증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고 문의했고, 다른 사용자도 같은 날 “OLED 검은 화면은 빛 깜빡임이 없어야 정상인데 간헐적으로 빛 깜빡임이 발생한다”고 문의했다.
애플코리아는 이 문제 관련 “내부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아직 해당 건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패널 자체 문제가 아닌 소프트웨어 문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OLED는 태생적으로 리얼 블랙이 가능하고, 일부 아이폰12에서 나타나는 회색 화면은 빛이 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LCD에서만 나오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패널이 아닌 소프트웨어 문제로,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불량률이 얼마인지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세트사인 애플에서 구동 회로 등과 패널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