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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의 참견] 이제껏 레임덕 없는 정권은 없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0.10.14 07:00 수정 2020.10.14 05:17

집권 4년차 40%대 지지율은 코로나 '변수' 덕

'부동산 논란' 계기로 콘크리트 지지층 요동

文, 라임·옵티머스 성역 없는 수사 지시해야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시기에 따라 의미가 둘로 나뉜다. 임기 초반에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면, 임기 중반부터는 '평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1년 7개월을 남겨 둔 현재 40%대에 머물고 있다. 적게는 40%대 초반, 많게는 40%대 후반으로 조사되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초의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라는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후반기로 갈수록 하락 곡선을 그리는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물결 모양을 그린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와 부동산 대책 여파, 수해 피해 등이 맞물린 지난 8월 딱 두 차례만 30%대로 곤두박질쳤을 뿐이다. 집권 4년차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과 비교해도 현저히 높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해서 얻은 결과로만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이로 인한 촛불집회 덕분에 비교적 대권에 쉽게 오르고, 정권 초기 최저임금 인상 등 정권에 불리한 이슈들은 '남북 훈풍'과 같은 외부 요소로 인해 묻혔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겼다. 이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돋보이게 만들었고, 지난 4·15 총선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문 대통령을 두고 '운 좋은 대통령'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런 '운 좋은 대통령'도 레임덕은 피하지 못할 거라는 말이 최근들어 자주 들린다. 당장 부동산 정국에서 이탈 가능성을 보였던 '콘크리트 진보층' 3040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3040의 지지율은 본보 정례조사에서 20%p 가까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공정 논란' 등으로 여권에 대한 실망감과 불만도 차츰 드러나고 있다.


레임덕의 전형적인 징후도 감지된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가 청와대, 여권 핵심 인사들의 연루설로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이다. 만약 의혹이 사실이 된다면, 제아무리 '콘크리트'라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역대 어느 정권도 레임덕을 피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요동치는 민심을 수습하지 않는다면, 협치와 타협의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히지 않는다면 민심 이반은 가속화 될 것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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