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0] 최대 이슈 옵티머스…금융당국 책임론에도 '대안' 없었다
입력 2020.10.13 06:00
수정 2020.10.12 17:49
정무위 국감서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여야 집중포화
"사모펀드 편법 판매되도록 조장·방조한 당국에 책임"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펀드국감'이었다. 대규모 환매중단을 일으킨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력 개입 의혹이 최대 이슈로 부상하면서 국감장을 뒤흔들었다. '관제펀드' 논란이 불거진 뉴딜펀드에 대한 여야 간 정책설전도 벌어졌다.
지난 12일 국감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2017년 당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금융위 담당 직원의 녹취를 공개하면서 "옵티머스의 대주주변경 사후 신청을 위해 금융위가 편의를 봐줬다"고 말했다.
강 의원이 공개한 녹취 내용에 따르면, 금융위 담당 직원이 김 대표로부터 대주주변경 사후승인 신청서류를 받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민원실 1층 오셔서 전화주시면 제가 내려가서 접수받겠다"고 말하는 등 호의적으로 움직였다.
당시 옵티머스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에서 양호 전 나라은행장으로 최대 주주가 변경됐다. 현행법에 따라 금융회사가 최대 주주를 변경할 경우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편의를 봐줬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위가 위치한 정부서울청사는 청사 보안과리 정책상 업무담당 공무원이 신원을 확인한 후에 민원인의 출입이 가능한 구조이므로 담당직원이 1층 민원실에서 직접 서류를 수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와 여러 차례 만나 조언했다"며 이 전 부총리를 비롯한 정권실세의 뒷배 의혹을 제기했다. 은 위원장은 "이 전 부총리는 인사차 만났는데, (펀드 관련 언급 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같은당 윤창현 의원은 "옵티머스 사안은 게이트"라며 "조직범죄 수준이며, 채동욱 당시 옵티머스 고문(전 검찰총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을 만나 인허가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을 향한 책임론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요 사모펀드 현황과 그에 따른 금융당국의 대처를 시간대별로 확인해 보면 금융위와 금감원의 엇박자를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사기꾼이 설치는 것은 금융당국이 막아줄 책임이 있는데 제대로 하고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성일종 의원도 "일련의 사모펀드가 편법적으로 판매되도록 조장·방조한 국가에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300명이 되는 인원으로 일일이 다 조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징후를 다 AI(인공지능)가 캐치하면 좋은데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면서 구체적인 펀드사태 예방책을 내놓지 못했다.
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도 "펀드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단계별로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면서 "펀드 판매단계에서는 고위험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고, 펀드 운용단계에서는 판매사‧수탁사가 운용상 불법행위 등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위가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던 서울남부지검 산하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폐지되는 과정에서 반대의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치적 외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합수단 폐지가 현재 드러나고 있는 대형 금융 스캔들을 막으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이전의 합수단보다 더욱 강력한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윤재옥 의원은 "최근 행태를 보면 권력형 게이트를 막기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합수단 폐지는 법무부가 필요하다고 해서 한 것"이라며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합수단 폐지에)관여하기 어렵고, 관여하는 것도 일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뉴딜펀드 추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원금이 보장되는 것처럼 인식되게 말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뉴딜펀드 손실을 보전하는데 국민 세금이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