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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 ‘담보’가 보여준 가슴 따뜻한 가족애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10.08 14:09 수정 2020.10.08 14:09

가족의 의미, 혈연에서 관계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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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서면서 지구촌 문화는 크게 변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가족으로 편입되며 동물과 인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저출산 고령화로 1인 가구가 대세가 되고 있다. 혈연으로 맺어졌던 공동체인 가족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혈연 또는 법적으로 엮인 사이만이 가족이 아니라 서로 가족이라고 부를 만큼 정서적 유대감이 생긴 관계라면 그들도 가족의 범주에 넣게 되었다. 이제 가족의 의미는 혈연에서 관계로 확대되면서 그야말로 가족이 재탄생되고 있다.


추석 연휴동안 코로나19 사태의 여파 속에서도 가족영화 ‘담보’가 박스오피스의 승자가 되었다. 연휴가 끝난 지금도 입소문을 타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추석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매력은 따뜻한 가족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도 명절 성수기면 온 가족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가족영화가 흥행을 이어왔는데 이번에도 영화 ‘담보’가 전 세대가 모여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겉은 거칠지만 속은 여린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는 군대에서 쌓은 인연으로 사채업을 하면서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명자(김윤진)에게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9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게 된다. 그리고 두석과 종배가 함께 승이를 키우고 다양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마침내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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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변화된 가족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우리사회는 오랫동안 가족이란 결혼제도로 맺어져 출생으로 유지되는 혈연중심의 관계를 말했다. 또한 엄마, 아빠, 자녀로 구성된 전형적인 가족형태를 정상가족이라고 불러왔다. 그러나 과거에는 핏줄로 이어진 끈끈한 관계가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핏줄을 넘어선 친밀한 관계가 가족의 핵심이다. 영화에서 두석과 종배 그리고 승이는 피한방울 섞이지 않는 남남이지만 이들이 모여 가족 공동체를 이루고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 혈연을 넘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유대감을 가지고 생활하는 공동체가 진정한 가족임을 영화는 전한다.


가족의 소중함도 일깨워 준다. 예상치 못한 인연으로 가족이 된 두석과 승이는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로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가족이다. 승이를 향한 강한 부성애는 모든 것을 바꾼다. 승이를 자신의 아이로 입적하고 학교도 보내며, 직업도 사채업자에서 퀵 배달업으로 옮겨 학비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두석은 사랑으로 승이를 키워내고 이에 보답하듯 승이는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한다.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행복하고 애정 어린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진정한 가족 간의 사랑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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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배우들의 열연 또한 돋보인다. 진짜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담보’에서 성동일과 김희원 그리고 아역배우 박소이의 사랑스러운 연기는 관객들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주연배우들의 진짜 같은 연기 캐미로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새삼 느끼게 만들었음은 물론 유쾌한 재미와 훈훈한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뉴노멀 시대에 우리사회는 이혼이 늘어나고 결혼과 출산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한 부모 가정이나 동거커플은 이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형태다. 또한 비혼족이 증가하면서 셰어하우스에 모여 사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도 보편화 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혈연중심의 전통적 가족형태를 더욱 빠르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담보’는 우리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이라는 경계와 관계성에 대해 생각의 여지를 제공한 의미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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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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