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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 추석연휴 코로나19 장기화 대책 마련에 분주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09.28 12:28 수정 2020.09.28 12:29

포스트 코로나→위드 코로나로 전환 위한 경영전략 수정 고심

이재용 재판, 정의선 베이징모터쇼, 최태원-구광모 배터리 분쟁 등 개별 이슈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주)LG 회장. ⓒ각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주)LG 회장. ⓒ각사

추석 연휴가 다가왔지만 재계 총수들은 경영구상과 각종 현안으로 분주한 한 주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에는 연휴 기간 동안 해외 주요 사업장을 찾아 시장을 점검하거나 유력 인사들과 친분을 다지기는 총수도 있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입출국에 어려움이 많아 대부분 국내에 머문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전략을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전환하기 위한 경영진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자택과 회사를 오가며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과거 명절 연휴 때 해외 현장경영을 나서는 일이 잦았다. 지난해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삼성물산 건설 현장을, 올해 설에는 브라질 생산법인을 찾아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추석에는 해외 출장이 쉽지 않아진 만큼 국내에 머물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사업 전략 수립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수 개월간 국내 사업장들을 종횡무진 누비며 현장을 점검했던 이 부회장이 이를 바탕으로 사업별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전략을 추석 연휴 이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의 중국 기업 견제가 심해지며 급변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 상황에 대응해 삼성이 어떤 스탠스를 가져갈지도 이 부회장의 큰 고심거리다.


내달 본격화되는 재판 준비도 이 부회장에게는 부담이다. 내달 22일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된 첫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지난 1월 17일 이후로 중단됐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도 특검의 반발로 재개될 예정이라 재판 준비에 상당한 심력이 소모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추석 연휴에 신경 써야 할 사안들이 많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이나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략과 같은 중장기 사업계획도 계속해서 추진해 가야겠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코로나19 판매절벽’을 해결해야 한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중국 베이징모터쇼 기간과 맞물려 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사태 이후 현대·기아차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시장임과 동시에 세계 주요 시장 중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가장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현대차는 이번 베이징모터쇼에서 중국 전용 기술 브랜드 ‘H SMART+’를 소개하고 수소차·수소전기차 등 글로벌 전동화 비전을 발표했다. 중국형 아반떼와 신형 투싼 등 최첨단 기술을 장착한 중국 전략 신차도 공개했다.


기아차 역시 중국에서의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하는 한편, 전동화 사업 체제로 전환 전략을 발표했다. 중국형 K5와 신형 카니발도 공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베이징모터쇼 현장을 직접 방문하지는 못하지만 추석 연휴 기간 현대·기아차 부스에 대한 현지 반응을 수시로 보고받고 중요 사항들을 직접 지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까지 활발한 해외 활동을 벌여 왔던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번 추석 연휴에는 국내에 발이 묶였다. 올해 설 연휴 때만 해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여러 해외 인사들과 교류했지만 올해는 국내에서 계열사별 현안을 챙긴다.


최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를 ‘생각의 힘’으로 극복하고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위한 기회로 삼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단지 ‘지나가는 소나기’로 생각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할 게 아니라 장기화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임직원들에게 진지한 화두를 던진 만큼 최 회장도 추석 연휴 기간 ‘위드 코로나’ 전략을 구상하고 계열사별 전략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주)LG 회장도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구상으로 바쁜 추석 연휴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최근 온라인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LG 사장단 워크숍에서 “앞으로의 경영환경은 더 심각해지고,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걸로 보인다”며 “어려움 속에도 반드시 기회가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 가자”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LG 경영진들이 내놓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분석과 대응방안을 정리해 조만간 구 회장이 새로운 경영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과 구 회장에게는 그룹 산하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 배터리 특허 분쟁도 추석 연휴 기간 해법을 찾아야 할 이슈다. 양사가 추석 연휴 기간 냉각기를 가진 이후 극적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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