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리더 모임 결성…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만나 현안 논의
입력 2020.09.23 09:34
수정 2020.09.23 09:58
식사 자리 갖고 각종 현안 논의…앞으로도 모임 이어질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 등 재계 최상위 그룹 총수들이 수시로 모여 현안 등 공통 관심사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들 4대그룹 총수는 이달 초 시내 모처에서 식사 자리를 갖고 각종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4대 기업 총수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만난 것은 올해 초 대한상공회의소 신년회가 마지막이었으나, 이후에도 비공식적으로 정기적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모임에 참석하지만 이번 회동에는 일본에 체류한 관계로 불참했다.
4대그룹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점이나 대화 내용 등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지만, 재계 총수들이 종종 모임을 갖는다”면서 “특별한 안건이 있어 만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식사모임인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대한상의 차기 회장 논의나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간) 배터리 분쟁 등 민감한 사안은 언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식적으로 대표성을 갖는 모임도 아니고, 이해 당사자가 아닌 그룹 총수도 있는 자리에서 경제단체장이나 개별 그룹 분쟁과 같은 사안이 논의된다는 게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4대그룹 관계자도 “4대그룹 총수들이 비슷한 연배인 만큼 무겁지 않은 식사자리를 비정기적으로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주제를 미리 정해 놓고 대화하는 건 아니지만 최근 관심사인 코로나19 사태나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등이 언급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하며 재계의 우려를 낳고 있는 시점에 4대그룹 총수가 모였으니 자연스럽게 그 사안이 대화 주제에 오르지 않았겠냐는 지적이다.
재계에서는 상법 개정안의 감사위원 분리선임제, 다중대표 소송제와 공정거래법의 공정위 전속고발제 폐지 등이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위축과 업종별 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을 공유하거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견해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건희, 정몽구, 구본무 회장으로 대표되던 재계 중심이 젊은 총수들로 바뀌며 모임 자체도 좀 더 캐주얼해지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이들 간 소통이 각종 경제 현안들을 풀어내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