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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터리데이 앞둔 LG화학…'분노 개미' 이탈 가속화되나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09.22 05:00 수정 2020.09.21 17:31

LG화학 주가, 5.86% 하락…개인투자자 3거래일 새 3173억원 순매도

증권가 "테슬라 발표에 LG화학 단기조정 가능성 있어…이탈 우려도↑"

(왼쪽부터) 테슬라가 출시한 전기차 모델S와 서울 여의도 소재 LG그룹 트윈타워 전경. ⓒ연합뉴스 (왼쪽부터) 테슬라가 출시한 전기차 모델S와 서울 여의도 소재 LG그룹 트윈타워 전경. ⓒ연합뉴스

테슬라 배터리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LG화학의 주가 변동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가 배터리 관련 신기술을 발표할 경우 LG화학 주가가 단기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물적분할 소식에 분노한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라는 수급 악재도 주가에 그림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3만9000원(5.86%) 하락한 62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에 543억8700만원을 순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17일과 18일의 매도금액인 1458억원, 1170억원을 포함하면 3거래일 만에 3173억원을 팔아치운 셈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46억7200만원, 127억2200만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개인 투자자가 LG화학의 주가를 순매도하면서 하락으로 이끈 원인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배터리사업 부문의 물적분할을 결정한 데 따른 실망감에 개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 17일 전지사업부문을 분사해 오는 12월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물적분할 방식이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이에 반발한 주주들의 패닉셀이 지속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오는 22일(한국시간 23일 오전) 진행 예정인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내용이 LG화학에 악재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생산 계획과 중국 CATL(닝더스다이)과의 배터리 합작을 발표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현재 LG화학은 25.5%로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테슬라가 21.0%로 3위인 CATL과 손을 잡으면 그만큼 LG화학의 점유율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대체적으로 LG화학 주가가 배터리데이로 인해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테슬라가 CATL과 합작할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LG화학이 주로 생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중국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우위에 있지만 생산 비용이 비싸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건식공정과 LFP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는다면 중국정부의 전기차 보조 정책과 비용측면에서의 유리함 때문에 CATL이 주목을 받아 단기적으로 LG화학 주가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추후 기술개발을 통해 NCM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가격 경쟁력을 되찾게 된다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한데다 배터리데이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한 부분도 있어 조정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이에 주가가 움직일 경우 개인의 추가 이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적분할로 인해 이미 한 번 주가 하락을 경험하면서 실망감을 경험한 만큼 개인들이 이를 추가 손절의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발표 내용이 나와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신기술을 선언하거나 하면 LG화학 주가가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개인 투자자 이탈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테슬라가 제시할 배터리 독립이라는 키워드는 국내 2차 전지 섹터에 조정 논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배터리데이를 눈앞에 두고 물적분할을 발표한 LG화학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현재 조정세가 단기적으로 지속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배터리데이로 인한 조정장세가 길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테슬라가 아직 배터리를 양산한 경험이 없어 기존 업체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배터리 비용을 축소하기 위한 방안을 포함한 기술적 진보를 이뤄내면 단기적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아직 그 정도 기술적 혁명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70%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테슬라 이외 업체들로부터 발생해 궁극적으로 기존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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