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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경태 "협치는 말뿐…문대통령 탈당하라"

정도원 기자
입력 2020.09.20 07:00 수정 2020.09.20 03:12

'노무현정신 계승했다는 정권서 왜 반칙·특권

판치나'…국민들의 궁금증에 조경태가 답하다

"노무현은 대연정 제안, 말보다 행동 앞선 분

문대통령은 '편가르기 정치'…말로만 협치"

국민의힘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의원회관 의원열람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국민의힘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의원회관 의원열람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이 화두에 오르자, '원조 친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허탈한듯 웃었다. 협치라는 말조차 없던 시절에 협치 정신을 앞장서 보여줬던 노 전 대통령과, '노무현정신'을 계승했다는 현 정권이 '협치'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대조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선거 자원봉사자로 시작해 '노무현 의원실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5선 중진이 된 조경태 의원을 만나,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노무현정신을 계승했다는 정권에서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생전의 노 전 대통령은 친노 인사들에게 '모두 조경태를 배우라'고 했다. 조 의원 역시 이날 데일리안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노 전 대통령을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깍듯하게 높여 호칭하며 각별한 심경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조경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차이점을 △행동이 앞서느냐, 말만 앞서느냐 △협치에 대한 진정성 △반칙과 특권에 대한 태도 △안보 중시 여부 △청와대의 의회 지배에 대한 관점 등으로 정리했다.


조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인데도 120석 안팎의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을 정도로 말보다 행동을 먼저 보인 분"이라며 "문재인정권은 야당의 말을 아예 귀담아듣는 척도 하지 않으면서도 말로는 협치를 이야기한다. 말뿐인 협치"라고 단언했다.


이어 "정권을 잡았으면 5000만 국민을 다 '우리 국민'으로 봐야 하는데, 적과 아군의 개념으로 본다"며 "문재인정권이 가장 잘못하는 게 '편가르기'를 하는 것이다. '편가르기 정치'가 있는 한 통합의 정치, 협치의 정신은 요원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 '추미애 사태'까지, 조경태 의원은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꿈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과 현 정권이 완전히 역주행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경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꿈꾸셨던 세상은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정의로운 세상이었다"며 "이 정권에 들어와서는 그러한 정신이 완전히 사라져버리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조국 전 장관도 그렇고 추미애 장관도 그렇고, 명색 법무장관이라면 법과 질서를 지켜야할 가장 모범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 법과 질서·원칙을 앞장서 무너뜨렸다"라며 "윤미향 씨의 경우에도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자격이 있느냐. 지금이라도 위안부 할머니들께 사죄드리고 사퇴하는 게 정의"라고 강조했다.


"초등학생도 국회의원의 역할이 뭔지 아는데
180석 여당 의원, 청와대 거수기 노릇만 한다"
문재인 대통령 향해 민주당 당적 정리 촉구
"협치하겠다, 통합정치하겠다는 선언 있어야"


국민의힘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의원회관 의원열람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국민의힘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의원회관 의원열람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특히 조 의원은 '추미애 사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중시했던 국가안보 태세마저 안에서 곪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국군통수권자이기도 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조경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한미FTA를 통해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시고, 이라크 파병을 통해 자유를 지켜내는 국방의 소중함에 관심을 보이셨다"라며 "추미애 장관 아들의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군인다움과 군율을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국방과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추미애 장관 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국군통수권자로서 분명하게 명확한 입장을 표현해야 한다"라며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그렇게 하셨을 것이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은 계승하지 못한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지난 나흘 간의 대정부질문을 조경태 의원도 '좌중 최다선 의원'으로서 경청했다. 21대 국회에 6선 의원은 의장석에 앉는 박병석 국회의장 밖에 없다. 28세였던 1996년부터 부산에서 정치에 도전해왔던 조경태 의원도 어느덧 13명의 5선 의원 중 한 명이 돼서 대정부질문을 들었다. 그러나 경청 소감을 묻자 조 의원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과제라면서 국회의 역할을 물어보러 내 사무실에 왔다. '행정부 감시·견제'라고 교과서에 나와 있더라. 초등학생도 안다"라고 말문을 연 조경태 의원은 "일방적으로 정부를 감싸려면 청와대 비서관으로 들어가지, 왜 의원을 하고 있나. 의석이 180석 가까이 되는 민주당이 청와대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다"라고 개탄했다.


이날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조경태 의원은 정치의 정상화와 국민통합·여야협치의 구현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탈당을 촉구했다.


조경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여야의 목소리에 고루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 협치를 하겠다,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적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왜 하지 않는가. 기자회견을 통해 비판의 소리도 들어야 하지 않느냐"라며 "광화문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하지 않았나. 그러면 광화문으로 나와 국민들의 쓴소리도 듣고, 국민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질타했다.


4·7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 열어놓고 고민할듯
"개인적 친소 떠나 시민 눈높이 맞는 후보 내야
당에서 어떤 역할 주어지든 최선 다한단 각오
올해 연말까지 여러 가능성 열어놓고 있겠다"


국민의힘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의원회관 의원열람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국민의힘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의원회관 의원열람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제2의 조국 사태'라 불리는 '추미애 사태'가 터진 것은, 지난해 '조국 사태'로 인해 격앙된 민심에도 불구하고 4·15 총선에서 정권을 심판하는데 실패한 야당의 탓도 있다. 국민을 화나게 해도 표로 심판받지 않는다는 생각에 빠진 집권 세력은 민심과 대적하며 '추미애 사태'를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2·27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조경태 의원은 당원과 일반국민 부문 모두 압도적 1위를 하며 지도부에 입성했다. 수석최고위원으로서 총선으로 향하는 중요한 고비에서 당이 올바르게 가도록 하지 못했던 회한이나 후회는 없을까.


조 의원은 "우리 국민은 교만하고 오만한 집단을 항상 추상같이 엄격하게 심판하는 분들"이라면서도 "지난 번 총선을 앞두고서는 우리 당이 교만에 빠져버렸다"라고 자책했다.


아울러 "공천을 함부로 하지 않고 좀 더 공정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했더라면 의석을 더 많이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내부에서 많이 싸웠으나 독립적인 측면이 많은 공심위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관여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제3, 제4의 조국 사태'가 나라를 들어먹는 것을 막으려면 내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확실한 심판'을 해야할 것이다. 4·15 총선의 패인이 후보 공천 때문이었다고 본다면, 4·7 보궐선거도 공천이 가장 중요한 화두일 수밖에 없다.


조경태 의원은 "당에서 아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보지만, (공천에는) 개인적인 친소 관계를 떠나야 한다"라며 "서울시민들의 눈높이, 부산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가 나와야 지난 총선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부산에서는 서병수 의원과 함께 권역내 최다선인 조 의원에게 시정에서의 역할을 요구하는 여론이 있다. 지역 정가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그간 이에 관해 말을 아끼던 조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조경태 의원은 "아직까지 그런 (부산시장 출마 같은)데에 대해서는 정확한 입장을 말씀드린 적이 없었다. 코로나 정국 때문에 말을 아꼈던 것"이라면서도 "올해 연말까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겠다"고 밝혔다.


더해서 "당에서 생각하는 여러 고민도 있을 것"이라며 "어떠한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그 역할, 그 임무를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의 각오가 서 있다"고 천명했다.


"정치철학 여전히 '땀흘리는 자가 잘사는 사회'
앞으로 전국의 당원·시민 만나며 생각 듣겠다"
처칠의 '가장 어두운 시간' 인용하며 국민 위로
"가장 어두운 시간이 지나면 새벽이 올 것"


국민의힘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의원회관 의원열람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국민의힘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의원회관 의원열람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했다는 현 정권에서 노무현정신이 배신당하고 있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정의로운 세상을 꿈꿨던 노 전 대통령의 뜻이 무색하게 반칙과 특권을 "대한민국 초엘리트"에게는 가능하다며 두둔하고 비호하느라 여념이 없다.


노무현정권 청와대에서 홍보수석을 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도 쓴소리를 한다. 정책실장이었던 김병준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도 전면에 나섰다. 하지만 '원조 친노' 중 원내 제도권에는 조경태 의원만 남았다. 부산에서 "경태야, 이제 니밖에 없데이"라는 말이 쏟아지는 이유다.


조경태 의원은 "5선 의원으로서 내게 거는 기대들이 많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라며 "지금은 대면접촉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앞으로 전국의 당원과 시민들을 만나며 그분들의 생각을 많이 들으려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 정치철학은 여전히 (노 전 대통령처럼)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과거 봉건사회의 왕이 아니다. 국민이 부여한 큰 머슴에 불과하다는 겸허한 생각으로 국민께 누를 끼치지 않는 자세를 보인다면 2년 뒤에 우리 당에 기회가 오지 않겠는가"라고 여운을 남겼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수상은 자유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보수당으로 당적을 옮겨 수상을 하고 풍전등화의 영국을 위기에서 구했다. 조 의원도 처칠 전 수상의 '가장 어두운 시간(The Darkest Hour·다키스트 아워)'을 인용해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자신의 다짐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조 의원은 "지금 아주 짙은 어둠의 길을 우리는 걷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절망해 계시지만, '가장 어두운 시간'을 지나면 새벽이 올 것"이라며 "5선 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의식을 갖고, 국민들께 희망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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