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SMC 제치고 美 퀄컴 차세대 5G 칩 전량 수주
입력 2020.09.14 09:23
수정 2020.09.14 09:24
스냅드래건 전량 위탁생산 계약...1조원대 규모
퀄컴 차세대 주력 제품 전략 수주 처음
삼성전자가 미국 퀄컴의 5세대이동통신(5G)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을 전량 수주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타이완 TSMC를 제친 것으로 퀄컴의 차세대 주력 제품을 전량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퀄컴의 5G 스마트폰용 AP칩인 스냅드래곤875(가칭)을 전량 생산하는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규모는 1조 원대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AP칩은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구동하는 핵심 부품이다. 오는 12월 출시될 예정인 스냅드래곤875는 내년 초 선보일 삼성전자의 차세대 5G 스마트폰 ‘갤럭시S21’(가칭)을 비롯, 샤오미와 오포 등 중국 제조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도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퀄컴은 그동안 프리미엄급 제품은 사실상 TSMC에 의존해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주력 제품을 삼성전자에 전량 위탁했다.
삼성전자는 올 초 퀄컴 5G 모뎀칩 ‘X60’ 생산 계약에 이어 최근 퀄컴의 중저가 스마트폰용 AP칩인 ‘스냅드래곤4’ 시리즈 생산 계약을 따내기도 했지만 이는 일부 물량이었고 전량 수주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 화성 파운드리 라인에서 극자외선(EUV·Extreme Ultra Violet) 노광장비를 활용해 스냅드래건875를 양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TSMC 추격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10’에 이어 이달 초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주에도 성공하면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분기(7∼9월) 점유율 17.4%로 TSMC(53.9%)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