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SMC 제치고 엔비디아 차세대 GPU 생산
입력 2020.09.02 17:41
수정 2020.09.02 17:42
IBM 서버용 CPU 위탁생산 이어 대형 고객 잇딴 확보 쾌거
파운드리 경쟁력 입증...1위 추격에 추가 수주 기대감 '업'
삼성전자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업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제품 위탁 생산을 맡는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타이완 TSMC를 제치고 이뤄낸 성과로 추격에 속도를 붙이게 됐다.
최근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수주에 이어 파운드리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인텔과 AMD 등으로의 추가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일 반도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일(현지시간)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출시하고 신제품을 삼성전자의 8나노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가 그동안 타이완 TSMC 파운드리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해 왔지만 이번에 선보인 차세대 '지포스 RTX 30'는 삼성전자의 8나노미터(nm) 공정을 활용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이번 엔비디아 신형 칩은 삼성과 협업해 같은 8nm 공정으로 제조된 다른 삼성전자의 8nm 칩보다 10%가량 속도를 향상시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일 신제품 온라인 출시 행사에서 지포스(GeForce) RTX 3090·3080·3070 칩을 선보이며 "이전 모델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성능과 두 배 가까운 전력 효율로 비디오 게임 그래픽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GPU 부문의 최강자로 최근 인텔을 제치고 미국 반도체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로 파운드리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면서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됐다. 지난달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10'의 위탁 생산을 맡기로 한 데 이어 엔비디아까지 추가로 주요 거래선으로 확보하면서 파운드리 부문에서 한발짝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그동안 초격차 기술력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뽐내 온 메모리반도체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메모리반도체에서도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파운드리에서도 극자외선(EUV·ExtremeUltraViolet)을 활용한 미세공정으로 초격차 기술력을 내세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에서는 업계 1위 TSMC와 격차가 아직 큰 것이 현실로 이를 빠르게 줄여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예상 점유율은 TSMC가 53.9%로 압도적인 1위로 2위인 삼성전자는 17.4%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