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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⑳] 뮤지컬배우 박소리 “무대 위에서 행복함 느껴”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8.21 15:19
수정 2020.08.21 15:20

뮤지컬 '썸씽로튼' 10월 1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공연

"배우인 엄마 따라 갔던 극장서 무대에 대한 욕심 생겨"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엠씨어터

뮤지컬 배우 박소리는 4살이라는 어린 시절 처음 무대에 올랐고, 성인이 돼 프로 무대에 데뷔한지도 벌써 15년을 훌쩍 넘겼다. 뮤지컬 배우인 엄마를 쫓아 자연스럽게 극장을 접했고, 그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무대에 오르고 있다. 오랜 시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기 때문에 책임감은 물론 무대에 대한 자부심도 누구보다 크다.


앞서 뮤지컬 ‘광화문연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인 더 하이츠’ ‘서편제’ ‘곤 투모로우’ ‘에비타’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젊음의 행진’ ‘대장금’ ‘그리스’ ‘풋루스’ 등은 물론 연극 ‘아마데우스’ ‘엘링’ ‘안진사가 죽었다’ ‘소낙비’, 연극 ‘오케이 마담’ ‘돈’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온 박소리는 현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8월 7일 개막한 뮤지컬 ‘썸씽로튼’에서도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


- 올해로 뮤지컬 데뷔 15년차가 됐습니다. 처음 무대에 섰던 당시를 기억하나요?


사실 제가 아역 출신이에요, 처음 무대에 섰던 건 4살 때죠(웃음). 성인이 되어 프로무대에 데뷔하던 날도 생생히 기억해요. ‘록키호러쇼’였습니다.


- 처음 무대에 올랐을 당시와 지금의 마음가짐에 변화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때는 많이 어렸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매일 매일 무대에 서는 것이 마냥 좋기만 했었죠. 지금은 절실함, 간절함이 더 큰 것 같아요. 시간이 쌓인 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자부심도 크죠. 무대에서만큼은 부끄러움 없이 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에게 떳떳한 배우가 되어야 하니까요.


- 뮤지컬 배우가 되고자 했던 계기도 궁금합니다.


어머니가 배우세요.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따라) 극장에 살았고, 아역으로 무대에 섰고요.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던 것 같아요.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뮤지컬 ‘넌센스’를 하고 계셨는데 넘버와 대사까지 다 외울 만큼 매일 공연을 봤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무대에 선 어머니에게서 후광이 비치더라고요. 반짝반짝 빛나 보였어요. 너무 멋있었죠. 그 순간 ‘아, 나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배우로 활동하면서 슬럼프는 없었나요?


있었죠. ‘아마데우스’라는 작품을 할 때였는데요. 당시 매일 연습실에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고, 자괴감을 많이 느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1년 동안 일이 없었던 때도 있었고, 서류부터 최종까지, 오디션을 볼 때마다 다 떨어졌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던 계기는요?


여행을 좋아해서 훅 떠나버리는 편이에요. 대신 조금 힘든 여행을 택하죠. 예전에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면서 이화령에 오를 때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나는데 산에 올라서 소리쳤어요. ‘나 박소리야! 내가 질줄 알아? 덤벼!’…. 그렇게 죽어라 정상에 오르면 또 뭐든 해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 현재 출연 중인 뮤지컬 ‘썸씽로튼’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뮤지컬 ‘썸씽로튼’은 끝없이 유쾌한 작품이에요. 알면 알수록 재밌고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작품이죠. 저는 작품에서 셰익스피어의 열혈 팬으로 ‘열일’하고 있습니다. 하하. 공연을 보시면 왜 ‘열일’이라고 하는지 아실 거예요(웃음). 작년 오리지널 팀 내한 이후로 국내에서 라이선스 초연이 올라간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감이 굉장히 컸어요. ‘이 작품 정말 꼭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통했나 봐요(웃음).


-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냈는지도 궁금합니다.


유투브 영상을 많이 찾아봤어요. 서양배우 특유의 제스처나 뉘앙스를 살리고 싶은데 쉽지 않더라고요. 평소엔 메릴 스트립, 틸다 스윈튼 배우의 연기를 많이 연구해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 ‘썸씽로튼’의 예비 관객들에게 관람 포인트를 꼽아주자면요?


작품 내내 곳곳에 숨겨진 패러디를 찾아내시는 즐거움이 기다립니다!


- 원캐스트인 앙상블의 특성상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 것 같습니다.


분장실에 들어오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걸요? 모든 종류의 안마, 마사지 기구들이 다 있어요. 다들 집에 있는 모든 용품을 가져와서 돌아가며 몸을 풀고 운동을 해요. 가끔 곡소리도 나요. 저도 어느 순간 비타민에 홍삼까지 챙겨먹고 있더라고요. 하하.


- 앙상블이 무대에서 하는 역할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말 그대로 공연전체를 풍요롭게 조화시키는 역할이죠. 춤과 노래, 연기 3박자가 모두 가능한 배우가 바로 앙상블입니다.


-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무대에 오른다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면서도, 불안감이 공존할 것 같습니다.


맞아요. 매일 두려움과 불안함이 가득합니다. 막이 오르면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한 관객들을 맞이하는 건 매우 가슴이 아프고, 볼 때마다 울컥합니다. 웃고 싶어도 시원하게 웃지 못하잖아요.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나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꼭 하고 싶어요. 이미 참여했던 작품이지만 또 하고 싶어요. 언제나 제 마음 속 1번인 작품이거든요.


- 배우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요?


배우를 하면서 느끼는 건,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함을 느낀다는 거예요. 앞으로도 무대에서도 스크린에서도 ‘아, 저 배우 연기 참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오래도록 연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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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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