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연예인 SNS의 기사화, 왜 ‘사적’ 영역이 될 수 없나
입력 2020.07.29 06:58
수정 2020.07.29 07:00
ⓒ픽사베이
SNS(Social Network Services)는 분명 사적 영역이다. 하지만 이 공간 속의 게시물이 ‘기사’로 포장된다면 결코 사적인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 많은 기자들이 연예인의 SNS를 기사로 만들어내는 것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 “기자는 개나 소나 한다”면서도 이런 종류의 가십성 기사에 대한 네티즌의 수요가 꾸준해 다수의 매체에서는 연예인의 SNS를 ‘팔로우’한다.
연예인의 SNS에 올라오는 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순전히 자신의 일상을 올리거나, 광고성 글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또 해명과 공식입장, 드라마나 영화 등의 작품을 홍보하는 식이다.
일상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SNS를 가장 SNS답게 활용하는 것인데, 이 게시물이 기사화되면 가장 ‘핫’한 반응을 이끈다. 누군가와 맛집을 찾아가고, 지인들과의 술자리를 가지며, 가족의 모습까지 가감 없이 올리면서 몰랐던 연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 때문이다.
문제는 편한 그들의 일상이 기사로 만들어지면서 대중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혹자는 “연예인은 손가락이 문제”라고 말할 정도로 일상을 담은 사진과 글이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가장 편한 공간에서 정제되지 않은 말과 사진이 대중의 입장에서 자칫 부적절한 표현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가십성 SNS 기사들은 연예인의 몸매나 근황 등을 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클릭’을 유발하기 위한 자극적인 제목이 따라붙어 대중의 비난을 사기도 한다. 일부 연예인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SNS에 ‘사적인 공간입니다’ ‘기사화시키지 말아주세요’ 등의 문구를 프로필에 올려놓기도 하고, 게시물 하단에 붙여 넣기도 한다.
일반인들의 경우 그들의 사진을 기사화하려면 철저한 저작권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기자들도 일반인들의 SNS 사진을 사용할 경우 그들에게 사용 확인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연예인의 SNS 기사는 암묵적(?)으로 허락받았다는 가정 하에 퍼다 나르는 것이 실상이다. 심지어 비공개 SNS 계정에 있는 사진까지도 말이다.
법부법인 태일 이조로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하면 저작권, 초상권 문제가 발생한다”면서도 “연예인의 공개 SNS의 경우는 누구나 볼 수 있기 때문에 묵시적인 허락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이것 또한 문제 삼을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언론사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문제를 삼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대진 김민성 변호사도 “최근 이와 관련한 판례를 바탕으로 리서치를 했다”면서 “연예인의 SNS도 동의를 받지 않으면 침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예인의 사진을 사용하면서 저작권, 초상권을 침해하면 평균적으로 장당 50~100만원을 배상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물론 자신들의 SNS가 기사로 만들어지면 홍보가 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문제를 삼지 않지만, 혹여 좋지 않은 방향으로 기사화 된다던지, 그 기사를 통해 적잖은 타격을 입을 정도의 논란이 벌어지는 경우에 저작권·초상권 문제를 삼는 경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예인의 SNS 활용법을 보면, 이 공간이 과연 ‘사적 영역’으로만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광고성 글을 올리면서 해당 게시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다.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그들이 한 손에 들고 찍은 제품의 사진 한 장이 ‘완판’을 이끄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또 최근에는 소속사라는 공식 통로가 있음에도 해명의 글을 SNS를 통해 올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다양한 활용법이 존재하는 이상, 그리고 꾸준히 수요를 좇는 매체들이 있는 이상 연예인의 SNS가 ‘사적 영역’이냐 ‘공적 영역’이냐를 둔 논쟁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의 SNS는 사적인 공간인 동시에 공적인 성격도 띄고 있다. 언론 매체들이 이전엔 SNS가 뉴스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최근 이 게시물들을 기사화 하는 것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약 기사화되지 않길 바란다면 누구나가 볼 수 있는 ‘공개’ 계정이 아닌, ‘비공개’ 계정을 사용하고 이를 암묵적으로 기사화시키지 말아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