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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악플 달았어? 민망하게 해줄게"…연예인 대응이 달라졌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07.28 00:01
수정 2020.07.27 20:54

신세경, 악플을 메인으로 고정…악플러 결국 사과 후 글 삭제

함소원, 한예슬, 신세경, 이유비ⓒ함소원, 한예슬, 신세경, 이유비 인스타그램

연예인들이 악플을 대하는 자세가 능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 남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의 특성상 악플(악성댓글)을 감수하고 인내하는 것이 연예인의 숙명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수위가 높은 댓글이나 악플이 지속된다고 판단하면 악플러를 고소하는 것이 연예인들이 할 수 있는 강경 대응이었다.


연예인이 법적대응 칼을 빼 들어도, 악플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10월 다음이 연예 뉴스 댓글창을 폐지 했다. 이어 네이버가 지난 3월, 네이트가 7월에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 중단에 동참했다. 이에 악플러도 폭을 넓혔다. 이제는 연예인들의 인스타그램, 유튜브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그러나 연예인들 대응 방식이 달라졌다. 악플을 달 수 있는 플랫폼의 변화 때문이다. 악플러들의 무모함이 연예인들의 '악플 대응 변화'를 이끈 셈이다. 포털 사이트 기사 하단의 댓글 작성자는 특정하기 어렵고,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법적대응이 최선이었지만, 자신들이 운영하는 SNS에서는 직접 대응이 가능하다. 또 자신의 SNS이기 때문에 일부 악플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신의 팬이거나 우호적인 네티즌들이라는 점도 대응 방식 변화를 가능케 했다.


함소원은 지난 24일 "아줌마 안 예뻐요"라고 외모를 지적한 악플에 "실물 보면 놀라실텐데 너무 예뻐서~"라고 답글을 남기며 대처했다. 함소원의 직접적인 대응에 네티즌들은 "사이다",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예슬도 악플러에 직접 대응했다. 그는 지난 22일 인스타그램에 민소매 점프수트를 입은 사진을 게재했고, 한 네티즌은 "절벽"이라고 악플을 남겼다. 이에 한예슬은 "아쉽네, 보여줄 수도 없고"라고 유쾌하게 응수했다. 이유비의 경우에는 엄마 견미리가 나섰다. 견미리는 이유비가 올린 인스타그램 셀카에 네티즌이 "얼굴만 예쁜 사람이었네. 안타깝다"란 댓글을 남기자 "누구니 너"라고 직접 댓글로 일침했다.


배우 신세경은 자신의 SNS인 점을 확실하게 이용했다.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진국이 진사 푹 고아서 끓여 먹으면 맛있겠어요"란 악플을 아무런 코멘트 없이 메인 댓글로 고정했다.


'진국이와 진사'는 신세경과 함께 사는 반려견 이름이다. 메인 댓글은 수많은 댓글 중 가장 상단에 고정돼 구독자들에게 그대로 노출된다. 민망하고 부끄럽게 만들려 한 셈이다. 악플러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고와 비난을 들었고 결국 "귀여워서 그랬다"며 사과한 후 글을 삭제했다.


물론 모두가 이런 것은 아니다. 아직도 여전히 자신의 SNS에 악플을 다는 것에 고통스러워 하는 연예인들도 있고, 이 때문에 댓글을 막아놓거나 아예 SNS를 운영하지 못하는 연예인들도 많다. 또 SNS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악플만 달고 다니는 '악성 악플러'도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문제이고, 연예인 개인과 주변 사람들의 성향도 대응 방식 변화에 한 몫 한다.


한 연예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연예인들이 센스있게 대처하는 건 좋은 것 같지만, 소속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것 같다. 악플을 다는 계정을 살펴보면 아무것도 게시되지 않은 전부 비공개다. 그런 사람들은 한 사람에게 그러는게 아니라 다른 연예인한테도 비공개 계정을 사용해 악플을 단다. 연예인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호감도 높은 연예인이 솔직, 당당하게 쓰면 좋게 비쳐진다. 그러나 비호감인 연예인이 똑같이 악플에 댓글로 응수한다면 어떨까란 반응도 생각해보게 된다. 그럼 그냥 '댓글에 반응한 비호감 연예인', ‘시비 거는 연예인’이 되는거다.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여질 수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악플러의 멋잇감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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