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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하반기 생존 위협 속 파산 도미노 현실화되나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7.23 06:00 수정 2020.07.22 21:22

2Q 대규모 적자 예상...뒤로 갈수록 마이너스 커진 상반기

국내선 매출 한계에 성수기 효과 반감에 적자 폭 감소 그칠듯

고용유지지원금 종료 임박...이스타 시작으로 위기 직면하나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올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시현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하반기 생존에 위협을 받을 처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수요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추가 지원 소식은 없고 고용유지 지원금 등 기존 지원마저 끊길 상태이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2분기에 1분기보다 적자 폭이 더욱 커지며 실적 하락이 지속될 전망으로 하반기에도 이같은 흐름을 뒤집을 반전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누적 영업적자 규모가 1000억원을 훌쩍 넘어 1500억원에 육박하고 진에어도 900억~1000억원의 적자를 시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에어부산·에어서울·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플라이강원 등도 수백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는 반등의 계기는 커녕 생존의 위협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부진과 위기는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수요 급감, 특히 수익성이 높인 국제선 여객 수요가 크게 줄어들 었기 때문이다. 급감한 수요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 국제선 일부 운항 재개에도 현실은 국내선 출혈 경쟁 ‘여전’


이미 LCC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되기 시작한 2월 이후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국제선 여객 실적이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그나마 1월 수요라도 온전하게 소화했던 1분기와 달리 4~6월 사이에는 일부 노선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무하다시피해 2분기 적자 폭은 전분기인 1분기에 비해 더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증국 항공 당국이 그동안 시행해 온 1사 1노선 정책을 완화하는 등 호재도 나오면서 노선 운항 재개에 나서고 있기는 하다.


에어부산은 지난 17일 인천~선전 노선 운항을 재개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국제선 운항 재개에 나서며 지난달 인천~방콕·하노이·타이베이·나리타·오사카 등 5개 노선 운항을 재개한 진에어도 지난 16일부터 제주~시안 노선 은항을 재개했다.


또 티웨이항공은 오는 22일부터 인천~호찌민·홍콩 등 2개 노선 운항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운항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제주항공도 지난달 인천~필리핀 마닐라 노선 운항을 재개하며 기존 웨이하이·타이베이·나리타·오사카 등과 함께 운항 노선을 5개로 늘린 상태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비즈니스 수요를 위해 국제선을 중단하지 않고 운항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 20만명 수준이던 인천국제공항 일 평균 이용객이 지금은 7000명대로 줄어들었다. 사진은 지난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 20만명 수준이던 인천국제공항 일 평균 이용객이 지금은 7000명대로 줄어들었다. 사진은 지난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하지만 이는 향후 수요 회복시 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적 전략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일뿐 당장 수요 회복으로 실적 개선 기여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국내선 여객 수요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국내선의 경우,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이미 공급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상황이다. 이마저도 항공사간 치열한 출혈 경쟁이 펼쳐지면서 수익성 개선이나 유동성 위기 극복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여전히 어두운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선 실적 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할 수 밖에 없다”며 “여름 휴가철이 끼어있는 3분기 성수기 효과도 예년대비 반감될 것으로 보여 적자 폭을 조금 줄이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절실...추가 지원 없이는 공멸 위기감


이 때문에 LCC업계는 정부의 추가 지원을 학수 고대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하반기에도 국내선 위주의 운용이 불가피한데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면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내달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고용유지지원금 기한 연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유휴인력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여부에 따라 회사의 재무 상태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항공업을 한시적으로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하고 6개월 간 휴직급여(평균임금의 70%)의 90%까지 보전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고용보험법 시행령상 지급기한은 최대 180일로 내달 말이면 만료되는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의 항공사는 지난 3월부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약 70% 안팎의 직원들을 휴업시키고 있지만 8월 말로 시한이 만료되면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는 항공사의 인건비 부담을 급증시켜 회사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항공업계에서 8월 이후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5월19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승객들이 게이트로 향하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19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승객들이 게이트로 향하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LCC 사장단들이 22일 국회를 찾아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을 호소한 것도 이같은 위기 인식과 맞물려 있다.


이날 송옥주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진행된 간담회에는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최정호 진에어 대표,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 등 7개사 LCC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로 촉발된 한·일 무역분쟁 심화에 이어 올해 코로나19로 전무후무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금 만료 등 정부의 지원마저 끊기면 생존을 위협받게 된다는 점을 호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수요 급감 상황이 언제 회복될지 요원해 고용유지지원금 시한 연장 등 정부의 지원 없이는 생존을 위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도 기간산업안정기금·고용유지지원금·LCC 특별지원 등을 통해 항공업계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추가 지원 여력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송옥주 환노위원장도 이날 LCC사장단을 면담한 자리에서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와 국회가 제도개선 등 도울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는 원론적 언급에 그쳤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인수합병(M&A) 불발이 유력한 이스타항공을 시작으로 LCC들이 하나 둘씩 생존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스타항공의 경우, 제주항공으로의 인수가 무산되면 자력으로 버티기 힘든 상황이어서 법정관리 이후 청산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각 사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하반기에도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정부의 지원마저 끊어지면 버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이 내달부터 여객기 좌석을 뜯어 화물기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대형항공사들은 늘어나는 화물 수요로 여객수요를 대체할 수 있지만 여객 수요가 거의 절대적인 LCC들은 이조차도 불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이 끼어있어 연중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실적 효과를 올해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LCC는 대형항공사들에 비해 수익 및 재무 구조가 취약해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는 이 상태로 계속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여객기.ⓒ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여객기.ⓒ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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