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출액 3억달러 ‘역대 최대’…작년 대비 37%↑
간편 식품 수요 높아지고, 영화 기생충 효과에 한국 라면 인기
올 상반기 한국 라면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간편 식품 수요 증가와 신라면, 불닭볶음면 등 한국의 매운맛을 대표하는 라면 수출이 급증하면서 라면이 또 하나의 한류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2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3억207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37.4% 증가했다. 2018년 상반기 2억1618만달러에서 2019년 상반기 2억1987만달러로 1.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20배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한국 라면 수출은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속도와 비슷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2월 4263만달러로 수출 실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3월 5207만달러, 4월 6194만달러로 급증하다 5월 5522만달러, 6월 5278만달러 주춤한 모양새다.코로나19 확산으로 집밖을 나서는 소비자가 줄면서 간편 식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했던 2~3월 대형마트 등에서 라면 품귀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농심, ‘신라면’ 밀고 ‘짜파구리’ 끌고…상반기 미국법인 최대 실적
지난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의 영예를 안은 영화 '기생충' 효과도 수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농심은 상반기 미국 법인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35%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인 신라면과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한국 교민과 아시안 시장을 넘어 미국 현지인도 즐겨 찾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비상식량으로 농심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크로거의 구매담당자는 “농심 라면이 간식 개념에서 식사 대용으로 인식이 전환되며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특히, 집안에서 요리하는 ‘홈쿡’ 트렌드에 따라 신라면에 치즈를 넣어먹는 등 라면을 다양하게 즐기는 모습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힘입어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 크로거, 샘스클럽 등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라면 판매가 급증했으며, 실제 월마트와 코스트코에서 상반기 매출이 각각 35%, 51% 늘어났고, 아마존은 79% 성장했다.
농심 관계자는 “2017년 월마트 미국 전 점포에 신라면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수년 간 메인스트림 시장에 유통망을 촘촘히 구축해왔다”며 “농심 라면은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몇 안 되는 외국 식품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미국시장의 1등 공신은 단연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상반기 미국에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25% 늘어난 약 48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뉴욕타임즈에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 1위로 선정된 신라면블랙은 상반기 매출이 49% 급증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중국 찍고 미국, 동남아, 일본으로 시장 확대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 확대에 힘입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에 이어 2분기도 최대 수출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올 1분기 해외 매출액이 작년 1분기 대비 49%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49%로 확대됐다. 사실상 매출 절반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셈이다.
올해는 주력인 중국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등 불닭시리즈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동남아, 일본 등 영업망과 매출처를 확대하고 있어 수출 비중이 50%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양식품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지난달 6.18 쇼핑 축제 영향으로 4~5월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6.18 쇼핑 축제에선 징동닷컴에서 약 22억원, 알리바바에서 약 80억원 규모가 판매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망 확대와 브랜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해 올해도 중국 시장에서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