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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 김부겸' 당권경쟁, '문재인 대 박지원' 구도 소환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0.06.10 15:00
수정 2020.06.10 15:18

김부겸, 대선불출마까지 언급하며 배수진

당초 예상과 달리 뜨거워지는 민주당 전당대회

이낙연 측 '책임정치'로 당권대권 분리론 맞설 듯

과거 '강한 리더십'으로 당권 거머쥔 文과 같은 논리

민주당 당권을 놓고 전당대회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데일리안

‘조용히 치러질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깨고, 민주당 전당대회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특히 김 전 장관은 ‘대선불출마’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배수진을 치고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 위원장을 겨냥하고 나섰다.


핵심적인 메시지는 '공정한 대선관리'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준비해야할 차기 당대표에 대선주자가 나서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취지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는 우원식 전 원내대표나 홍영표 전 원내대표가 그간 이 위원장의 출마를 견제해왔던 논리 중 하나다. 김 전 장관은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며 이 같은 주장에 동의를 표했다.


도전자들의 거센 도전을 이 위원장은 피하지 않을 생각이다.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이 위원장 주위에서는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난극복을 위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며, 유력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피해선 안 된다는 주장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이낙연계로 통하는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1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7개월 동안 선거가 있어서 공천을 한다거나 핵심 당직자를 교체하는 등 자기 세력을 확장하고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 이 위원장이 당대표를 한다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문재인 정부의 개혁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귀중한 골든타임이고 또 코로나19 국난의 위중한 시기에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정치인으로서 책임있는 태도와 자세를 보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력한 리더십과 책임정치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일을 하기 위해 출마한다는 것이지 정치적 이득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그런 측면에서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은 당원들 사이에서 큰 규정력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장과 김 전 장관의 구도를 놓고 과거 '문재인 대 박지원'의 당권대결 구도를 떠올리는 시각도 있다. 2015년 2.8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당시 친노진영 최대주주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워 당권에 도전한 바 있다. 유력 대선주자로서 당원의 검증받는 동시에 당내 기반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목적이었다.


대항마로 떠오른 박지원 의원은 '당권은 공정한 관리자에게 맡기고, 대선주자는 대권에 직행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맞섰다. 현 시점에서 이 위원장과 김 전 장관의 대결과 비슷한 면이 적지 않다. 당시 대결에서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접전이 벌어졌지만, 결과적으로는 문 대통령의 '대세론'을 꺾진 못했었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대선후보와 (여러 후보들이) 강한 경쟁을 하는 것은 흥행에 굉장히 좋은 일"며 "정치는 대결을 통해서 당원과 국민들의 검증을 받고 인정을 받아야 당권도 되고 대통령 후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개는 국민들의 대선후보 지지도를 당원들도 반영시켜주더라"며 조심스레 이 위원장의 우세를 점쳤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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