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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생명' 위기의 이재명…여권서는 구명운동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0.06.07 00:10 수정 2020.06.07 06:03

이재명 3심, 전원합의체로 넘어갈 가능성

민주당 일부 의원, 토론회 열어 이재명 구명

정성호 "항소심 판결 황당, 이재명 무죄"

이 지사 측, 신속한 결정 촉구...내심 자신감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3월 1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경기도 기독교 교회 지도자 긴급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3월 1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경기도 기독교 교회 지도자 긴급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선거 관련 재판이 2년 가까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2심 재판부가 지사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뒤 9개월이 지났지만, 대법원의 최종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22일 이 지사의 공개변론 신청을 계기로 대법원 2부에서 전원합의체로 사건이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지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허위사실공표죄'다. 지방선거 TV토론회에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답변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1심에서는 무죄라고 봤으나, 2심에서는 “형에 대한 강제입원 절차 개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며 '허위사실공표'라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국회에서는 정성호·김영진·김용민·김한정·김홍걸 의원이 공동주최로 '공직선거법 허위 사실 공표죄의 합헌적 해석과 선거의 공정성에 관한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이 지사에 대한 2심 판결을 비판하는 자리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이 지사 구명운동이라고 해석한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는 이 자리에서 "이 지사의 답변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그것을 허위라고 평가하기에는 근거가 충분치 않는데도 항소심은 이 지사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신옥주 교수도 "적극적인 방법으로 허위의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만 처벌해 법문 자체로 처벌되는 행위의 유형을 제한하고 있다"고 선거법 250조를 해석하면서, "이 사안 피고인(이 지사)의 답변행위는 여기에 해당하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공동 주최자 중 한 명인 정성호 의원은 "(토론회에서) 발언을 주고 받다 보면 의견과 사실진술이 혼동돼 있어 정확한 판단이 애매한 상황이 많다"며 "전체 토론의 맥락을 보지 않고 의견 표명한 부분을 가지고 허위라고 하고 국민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후보를 당선무효 시킨다는 황당한 일이 백주대낮,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도 정 의원은 "국회의원을 떠나 법률가로써 봤을 때 항소심 판결이 황당하고 당연히 무죄라고 본다"며 "대법원이 신속하게 무죄판결을 내려야 한다. 사건이 2년이나 흘렀는데 경기도민이 압도적으로 뽑아준 것을 일개 고등부 판사가 주관적 견해로 날려버리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에 맞는 것이냐"고 거듭 법원을 압박했다.


재판결과에 따라 차기 대선국면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의도 안팎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 지사는 코로나 정국에서 '신천지 폐쇄' '기본소득 실시' 등 거침없는 행정능력을 발휘하며 차기 대선주자로 재부상하는 상황이다. 실제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25~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14.2%의 지지율로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34.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능>


이 지사는 측은 재판이 길어지는 것에 난색을 표하는 동시에, 무죄임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입법 등 정치활동도 도지사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인데, 대법원이 결론을 미루고 있어 손발이 사실상 묶여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코로나 정국을 거치며 형성된 정치적 상황이 이 지사에게 나쁘지 않고, 여권 내에서 공개적인 구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내심 반전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도지사가 실력이 없거나 열성이 떨어지면 공무원들이 가장 먼저 안다. 그러면 말을 안듣거나 권력누수가 발생한다"며 "하지만 지금의 경기도정은 너무나 잘 돌아가고 조금도 흔들리는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제일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대법원에서 판결을 안 내리는 것"이라며 "대법원이 어떠한 판결을 내리든지 다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 관련) 마음 아픈 고비들은 다 넘어갔다. 가족 사건 등 혼란스러웠던 일도 이제 없고, 재판 지연에 따른 불편함이 남아있다"며 "기본소득 기본법 같이 국민을 위한 법을 만들고 싶어도 여의도 쪽으로만 나가면 막힌다. 그런 점에서 심각한 영향이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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