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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그린뉴딜, 한국전력 주가 반등세 약해지나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06.03 05:00 수정 2020.06.03 05:02

‘저유가 수혜’ 적자탈출 한전, 46% 반등 후 이달 다시 8%↓

이익 개선세 예상보다 더뎌...그린 뉴딜 등 대규모 투자 필요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한국전력공사

정부가 하반기 그린 뉴딜을 본격 추진하면서 최근 주가 회복세를 보인 한국전력의 정책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 저탄소 신재생에너지 위주의 산업 재편에 따라 한국전력의 환경 관련 비용 부담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로 인해 실적 개선 속도가 늦춰진 가운데 저유가에 따른 에너지 시장의 긍정적인 상황에 투자 포인트를 맞춰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국전력은 전장 대비 100원(0.46%) 오른 2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폭락한 3월 19일 1만6250원에서 지난달 27일 2만3850원으로 46.8%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환경 규제와 재무 구조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며 다시 8% 넘게 내려앉은 상태다.


정부는 전날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에 오는 2025년까지 76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판 뉴딜은 전국민 고용안전망 기반 위에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등 2개의 큰 축으로 추진된다. 그린 뉴딜은 현재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를 추진하면서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을 뜻한다.


그린 뉴딜의 경우, 정부는 2022년까지 12조9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13만3000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어린이집 등 노후 공공건축물 그린 리모델링과 스마트 그린도시 조성을 위한 선도프로젝트 100개, 그린스타트업 타운 조성, 아파트 500만호 스마트전력망 구축사업 등이 추진된다.


전문가들은 그린 뉴딜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전에 미칠 영향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한전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43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손실 6299억원)에 견줘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한전이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건 2017년 1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제 연료가격 하락 등으로 연료비 구입비가 1조6005억원 감소하는 등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봤다. 반면 판매량 하락으로 전기판매수익은 1331억원 줄었고 전력공급과 환경개선을 위한 필수비용은 3825억원 증가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소폭 감소한 이유는 판매단가 소폭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반용·산업용 전기 매출 감소 때문”이라며 “결론적으로 연료비 하락과 구입단가의 지속 하락에도 불구하고, 석탄·원자력 등 기저발전의 이용률 부진으로 이익 개선세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의미 있게 바뀌지 않는 한, 연료비 하락에 따른 이익 개선이 온전히 반영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권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등 한전의 환경관련 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등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체계개편은 필수적이란 분석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그린 뉴딜 등 에너지 전환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는 중이고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한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현재와 같이 원자재 가격, 환율 등에 좌지우지 되는 재무구조로는 미래를 위한 안정적인 투자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단순 전기요금 인상 수준의 논의가 아닌 전기요금 체계와 관련된 근본적인 논의가 절실하다”고 짚었다.


다만 규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저유가와 에너지 시장은 이러한 부담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우호적이란 평가도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천연가스 시장 공급과잉에 따라 과거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한 부분이 재계약 되면서 전반적인 연료비, 전력구입비 부담 경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향후 전력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고 규제 환경에서의 불확실성은 있지만 에너지 시장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점진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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