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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한국당 합당 확약에도…'먹잇감' 전락 우려 여전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0.05.15 06:00 수정 2020.05.15 04:56

기자회견 했지만 합당 일정을 못박는데는 실패

원유철 임기연장 묻는 질문에 가부 분명치 않아

19명 비례 당선인, 특정 세력 '먹잇감' 전락하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합당과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합당과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합당을 확약했지만 합당 일정은 못박히지 않았다. 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 19명이 특정 정치 세력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우려는 아직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주호영 통합당 대표권한대행과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통합당과 한국당의 조속한 합당 추진 △합당 논의 수임기구의 구성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공동 노력 등 3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의 합동기자회견은 당초 예정에는 없었다. 원유철 대표가 한국당 당헌을 개정해 이달 29일까지로 돼 있는 대표 임기 연장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 안팎의 우려가 커지자, 합당 원칙을 재확인하기 위해 긴급히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대표도 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많았는데, 여러분이 오늘 (합당 사실을 분명히) 이야기하라더라"며 "오늘 (원 대표와) 만나서 이렇게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이라고 뒷받침했다.


합당 원칙은 천명됐으되 남은 관건은 20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일인 이달 29일까지 통합이 되느냐 여부다. 주호영 대표도 "결국 궁금한 게 (합당이) 29일 이전이냐, 이후냐 아니겠느냐"라며 "하여튼 최대한 빨리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전날 양당 수임기구 합동회의를 열어 합당의 내부 절차를 마무리했듯이 위성정당의 흡수합당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통합당은 전국위원회 의결이 필요하며, 한국당은 최고위원회의의 의결로 가능하다.


통합당은 19~20일 이틀간 당선인 연찬회를 열어 한국당과의 합당 문제를 토의에 부칠 예정인데, 당내 절대다수 여론은 합당 찬성이다. 한국당도 15일 당선인 연찬회, 19일 현역 의원과 당선인의 연석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한다. 이 절차만 끝나면 각각 전국위와 최고위를 열어 합당을 의결할 수 있다.


이달 29일 내에 합당 절차가 완료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는 셈이다. 그런데도 이날 합동기자회견에서는 끝내 합당 일정이 분명히 명시되지 못했다. 원유철 대표 임기 연장을 위한 당헌 개정 시도가 계속될지에 대해서도 확답이 없었다.


원 대표는 출입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합당이 중심이며, 나머지는 다 그에 따른 부차적인 일들"이라며 "합당 과정에서 필요한 일들은 해나가겠다"는 알듯 모를듯한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19명의 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들의 특정 대권주자나 정치세력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면서, 21대 국회가 개원하기조차 전에 정치적 앞길에 타격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일선 복귀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되거나, 안철수 대표의 3석 국민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로 활용되거나, 심지어 이번 총선에서 3.0% 득표에도 실패한 일부 극단 세력의 노림에 직면해 있다는 말이 있다"며 "이런 식으로 19명 당선인들이 정치적 인질이 돼서 끌려다니다보면 뜻을 제대로 펼쳐보기도 전에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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