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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취임 3주년] 무너진 수출강국…'포스트 반도체' 발굴 언제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0.05.06 11:23 수정 2020.05.06 12:43

갈 길 먼 수출다변화…신남방·북방정책 속도전으로 성과 도출

급변하는 글로벌시장 대응 필요…선진국형 수출 기반 절실


지난달 27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중단해 야적장이 텅 비어 있다. 기아차 소하리공장은 지난 2월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품 수급난으로 열흘가량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뉴시스 지난달 27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중단해 야적장이 텅 비어 있다. 기아차 소하리공장은 지난 2월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품 수급난으로 열흘가량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수출은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2018년 경제성장률 3.1% 달성 당시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괄목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수출은 바닥을 찍었다. 반도체의 극심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내리막길을 내달렸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은 ‘수출다변화’가 핵심이다. 수출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면 올해 경제성장은 쉽지 않다.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영업·소상공인들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내수로 경제를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 대통령과 정부도 올해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둘러 ‘포스트 반도체’ 품목을 발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 하나에 의존하기에는 수출 품목이 너무 빈약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식산업 등 선진국형 수출품목을 육성하는 방안도 구상해야 한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에 제시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BIG3 분야도 문 대통령 취임 3년인 올해 안에 기반을 다져야 할 과제다.


◆통상환경 변화에 주목…공격적인 신남방·북방정책 시동


정부는 올해 신남방·북방정책 성과를 내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통상환경이 변화되는 부분을 예의 주시하는 이유다. 신남방·북방정책은 위기의 수출시장을 타개할 해법이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동남아 순방으로 물꼬를 튼 신남방정책은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신북방정책 역시 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대륙의 미온적 태도에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더딘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등 최근 변화된 통상환경에 맞는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는 반응이다. 정부도 이 같은 시장의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수정·보완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박복영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지난달 9일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이 핵심 대외정책인 신남방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실질 성과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중점 사업을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코로나19 탓에 상당수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큰 만큼 국제 관계와 같은 대내외 환경 변화를 고려해 신남방 국가 신규 정책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적개발원조(ODA)로 지원사격에 나선다. 신남방·북방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향후 3년간 ODA 승인 규모를 8조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수출기업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 입국제한 등을 우선 해결하고, 해외 인프라 수주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도 이달 중 가동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의 대외수출과 해외진출 어려움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 전방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세계교역 급감, 국제 이동성 제한 등 대외경제 환경의 급격한 악화는 올해 매우 우려되는 대외변수들이다. 선제적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남방 지역 ODA는 우리 정보통신기술(ICT)을 연계해 가시성 높은 신남방 ODA 랜드마크 대형사업을 추진한다. 인도의 경우 우리가 주요 8개국(G8)국가 이외 최초로 차관사업을 진행중인 것을 계기로 1억 달러 이상 랜드마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북방 지역은 ‘2020년 신북방의 해’를 맞아 ODA가 경제협력 확대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보건의료, 기후변화 분야 등 수원국 선호수요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동구권 ODA는 세계은행(WB) 등과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무역금융 등 수출촉진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입국제한이나 교역차질 등과 관련된 기업애로를 해소하기 노력할 것”이라며 “대규모 프로젝트 발굴·기획·입찰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달 중 해외인프라 수주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무너지는 반도체…효자품목 어디 없소


우리나라 수출전선은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믿었던 반도체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모든 수출 품목이 주저 앉았다.


반도체는 올해 철지부심으로 반등하나 싶더니 코로나19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흐름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올해도 수출에서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글로벌 수요 위축, 조업일수 감소, 역기저효과 등의 요인으로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3% 감소한 369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4월 수출이 4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년(393억달러)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탓도 있지만 한국 전체 수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진이 심상치 않다.


반도체는 지난달 수출이 71억7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9%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홈오피스 구축용 반도체 수요가 일부 늘었는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모바일 기기 수요 등이 큰 폭으로 떨어진 부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부는 반도체 대체 품목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업은 중국이 강세를 보이고 지식산업은 후발주자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최근 코로나19로 떠오른 비대면(언택트)산업 등을 물색 중인데 수요가 지속될지도 의문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 복합 위기에 따른 글로벌 생산차질, 이동제한 및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4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정부도 우리나라 수출 부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언택트 산업, 홈코노미 산업 등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새로운 수출성장동력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감염병 진정세가 확산되면 우리 수출은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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