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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중문화 점검] 무너진 가요계, 발매 활기 띄는데…공연 재개는 안갯속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4.27 15:58 수정 2020.04.28 09:15

4~5월 아이돌 그룹부터 발라드 가수까지 컴백 러쉬

봄 음악 페스티벌 줄줄이 취소, 온라인 공연 대체 가능성도

<코로나19로 침체한 가요, 영화, 방송, 공연 등 대중문화계가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 폭은 제한적이고, 영역별로 차이도 크다. 4월까지 대중문화계는 코로나19에 어떻게 흔들렸고, 어떻게 대응했으며, 5월 이후에는 무엇을 준비하는지 살펴봤다>


ⓒ각 소속사 제공 ⓒ각 소속사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긴 겨울을 보낸 가요계에도 조금씩 봄볕이 비치고 있다. 사실상 올스톱 됐던 가요 관련 행사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그동안 미뤄온 음반·음원을 발매하며 가수들이 속속 컴백과 데뷔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다수의 사람이 밀집할 수밖에 없는 형태의 콘서트나 페스티벌의 경우는 여전히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가요계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됨에 따라 다각적인 대안들을 모색해왔다. 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는 식이다.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신곡 발매 쇼케이스부터 음감회, 콘서트 그리고 페스티벌까지 온라인 채널을 다방면으로 활용하며 팬들을 만났다. 일정을 미루기 힘든 가수들의 경우 앨범을 발매했지만, 오프라인 활동이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이 가운데 대중과 직접 대면이 필요 없는 앨범 발매는 점점 활기를 띄고 있다. 그룹 갓세븐은 지난 20일 새 앨범 ‘다이’(DYE)를 냈고, 에이프릴과 에이핑크도 최근 컴백했다. 또 오마이걸과 가수 청하는 27일, 공원소녀 28일, NCT DREAM은 29일 새 앨범을 내놓을 예정이다. 5월에는 더욱 컴백이 활기를 띈다. 엑소 백현의 솔로 컴백을 시작으로 워너원 출신 박지훈도 새 앨범을 발표한다. 또 몬스타엑스, 아스트로, 뉴이스트, 데이식스 등의 컴백이 예정되어 있다.


발라드 가수들의 복귀도 이어진다. 가수 성시경은 지난 17일 SNS를 통해 5월 3일 새 앨범 소식을 전했다. 당시 그는 “(코로나19로 앨범 발매) 시기를 봐야 했다”며 “거꾸로 생각하면 잘된 것 같다. 여유를 갖고 더 많은 노래를 불러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싱어송라이터 폴킴은 지난 22일 정규 2집 ‘마음, 둘’을 발표했고, 현재 ‘이방인 프로젝트’로 미국에 머무는 윤종신은 ‘월간윤종신’ 4월호에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을 담은 노래 ‘고립’을 27일 발매한다.


다만 아직도 음악 페스티벌과 해외 일정, 음악프로그램 관객 녹화 재개 움직임은 더딘 상황이다. 당초 이달 초 열릴 예정이던 ‘러브썸 페스티벌’ ‘해브 어 나이스 데이’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은 일찌감치 연기, 취소됐다. ‘해브 어 나이스 데이’는 당초 1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오는 30일로 한 차례 연기됐다가 결국 취소됐다. 다만 주최사는 이 페스티벌을 무료 온라인 생중계 페스티벌 ‘온 유어 핸드’로 전환해 진행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펜데믹 사태를 일으키고 있어 해외 아티스트들의 참여가 예정됐던 페스티벌은 개최 시기를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5월 23일과 24일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재즈페스티벌 2020’(이하 ‘서재페’)은 가을로 공연을 연기했고, 기존 5월로 예정했던 ‘그린플러그드 서울 2020’도 7월 4일과 5일로 일정을 연기했다.


ⓒ포스터 ⓒ포스터

유일하게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였던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0’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개최 취소를 결정했다. 매년 가을 열리던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도 내달 8일부터 사흘간 ‘자라섬 온라인 올라잇 재즈페스티벌’을 선보인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예정된 페스티벌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예정된 콘서트는 물론, 해외 투어 일정도 6월 초까지는 대부분 취소나 잠정 연기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 전용 콘서트인 ‘비욘드 라이브’를 통해 그룹 슈퍼엠이 공연을 선보였는데, 전 세계 109개국, 7만 5000명의 유료 시청자가 몰리면서 새로운 트랜드를 이끌 가능성을 시사했다. 단 1회 공연으로 오프라인 대비 7.5배의 관객을 동원한 셈이다. 관객의 입장에서도 VDO 관람권은 3만3000원으로 실제 콘서트 관람 비용의 4분1가량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6월 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콘서트를 네이버 V라이브 플러스를 통해 생중계했는데 세계에서 14만 명이 본 것으로 집계됐다. 3만 3000원을 결제, 매출로 치면 46억 원가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투어에서는 현장에서 판매되는 MD 판매량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오프라인 콘서트의 보조 수단으로 지금의 유료 온라인 공연이 병행될 순 있지만, 대체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또 “현재 유료 공연을 하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한다. 유명 가수, 혹은 그만큼의 퀄리티와 온라인 ‘전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고 무턱대고 유료 온라인 공연을 열게 되면 비난 여론에 부딪힐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Mnet ‘엠카운트다운’ 등의 음악방송은 물론, 음악 예능프로그램들도 무관객 녹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방송 관계자들은 정상화에 대해 아직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피해를 광범위하게 입은 문화계가 이처럼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단기간에 정상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미 입은 피해를 회복하기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7일 기준,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홍대 인근 공연 총 117건이 취소·연기돼 9억 5000만원의 피해를 냈다. 협회원사 기준으로는 총 73건(피해액 37억 7000만 원), 전국 기준으로는 총 208건의 공연과 페스티벌이 취소되면서 615억 6000만 원의 피해를 내고 있다.


공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줄어들면서 가요계도 조금씩 정상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콘서트나 페스티벌, 음악방송처럼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야 하는 경우는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이미 수개월째 계속된 코로나19의 여파로 금전적인 피해가 예상을 뛰어 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하반기에 피해를 복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내년, 혹은 그 이상까지도 내다보고 회복을 위한 운영 방안을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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