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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생환' 무소속 4인방 복당 시점 놓고 의견 분분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4.22 06:00 수정 2020.04.22 05:15

홍준표·김태호·윤상현·권성동, 복당 의사 밝혔으나 시기 미정

통합당 입장 양분…"적극 허용해야" vs "당 정비된 후에" 맞서

논의 중인 지도 체제 전환 방향 따라 향후 시나리오 그려질 듯

미래통합당이 21대 총선에서 전례가 없는 패배를 당해 황교안 대표가 사퇴하는 등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20일 오후 국회에서 당내 수습방안 등의 논의를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이 21대 총선에서 전례가 없는 패배를 당해 황교안 대표가 사퇴하는 등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20일 오후 국회에서 당내 수습방안 등의 논의를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15 총선 참패 이후 당 수습에 들어간 미래통합당이 공천 배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4인방의 복당 시점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자칫 이 문제가 당내 심각한 갈등의 원인으로 번질 우려도 있어, 당과 무소속 당선자들이 원만한 타협점을 도출해 잡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 출신으로 무소속 출마 후 살아남은 후보는 총 4명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대구 수성을)·김태호 전 경남지사(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이 이들이다.


이들 모두 당선 이후 통합당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당사자들도 의견이 나뉘는 모양새다.


홍준표 전 대표는 21일 KBS 라디오 '시사본부'에 출연해 "우리 네 사람뿐만 아니라 공천 과정에서 시도 광역 의원들도 탈당을 많이 했다. 그 사람들이 전부 일괄 복당이 되서 우선 내부통합부터 해야 할 것"이라며 "공천에서 상처를 받았던 사람들도 전부 복당을 원하면 일괄 통합해서 당 내부통합부터 하고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한다. 참패의 주역들이었던 지도부가 다 떨어져 버렸는데 복당 여부로 왈가왈부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민들의 뜻이 우선이다. 주민분들의 뜻을 묻는 것이 기본적 예의"라며 "복당을 언제 하겠다는 것 보다 야권이 지금 몰락해 '영남 자민련' 처럼 지역정당이 된 상황에서 저의 역할이 무엇인가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일찌감치 복당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며, 김태호 전 지사 또한 복당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서는 이들의 복당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환영해야 한다는 기류와 당을 수습하고 안정화시키는 것이 먼저라는 기류로 나뉘고 있다. 이들이 모두 다선에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한 탓에 새로운 체제로 당을 정비하고 당권을 재분배하는 과정에서 기존 인사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흔들리는 통합당을 바로 잡아 줄 이들의 경험과 리더십에 대한 기대로 양분되고 있는 것이다.


통합당 지도부 한 인사는 2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오히려 이들의 복당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당내 교통정리에 혼선이 생길 수 있는 것 아닌가, 어쨌든 함께 갈 사람들은 하루라도 빨리 한 데 모여 당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구 수성갑에서 5선에 성공한 주호영 의원도 “(무소속 당선 인사들 모두) 통합당의 소중한 자산들이고 당 지도급 인사들이 많다”며 “밖에 오래 두는 것은 당의 통합 전략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다만 조경태 최고위원은 다소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당선인들이 복당을 원하면 복당을 시켜야 된다"라면서도 "다만 당이 전열을 정비하고 난 후 절차에 따라 진행해 나가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김세연 의원도 "언젠가는 복당을 하겠지만 논의가 커지는 것은 현재 통합당이 처한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도부가 총선 전에 '무소속 당선자의 복귀를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라며 "총선이 끝나고 당대표가 사퇴하는 등 상황이 많이 변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기준이 오락가락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아 우려되는 점이 있다. 시점을 고려해 봐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원칙도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들의 복당을 둘러싼 본격적인 논의는 현재 진행 중인 당 지도 체제 개편 여부가 결정된 이후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20대 현역 국회의원 및 21대 국회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비대위 체제 전환 혹은 조기 전당대회에 대한 입장을 전수조사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결정될 경우,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무소속 인사들의 복당 자체에 대한 당의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서로간 원만한 입장 정리를 통해 분열의 씨앗이 되는 경우는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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