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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사도발로 4‧15 총선 개입하려 했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04.15 04:00 수정 2020.04.15 05:51

軍, '태양절' 전후 군사도발 전례 있다며 확대해석 경계

하지만 미사일 도발 '늑장 발표'로 논란 자초했다는 지적

전문가들 "군사도발로 존재감 과시…정부‧여당에 불리할 것 없어"

북한 발사체가 발사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 발사체가 발사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4‧15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발사체 발사‧전투기 훈련 등 다각적 군사도발을 감행했다.


군 당국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전후해 군사 훈련이 이뤄진 전례가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나섰지만, 이번 군사 도발로 총선 주요 이슈에서 배제됐던 북한 이슈가 뒤늦게 주목받게 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아침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며 "150여km를 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발사는 오전 7시 이후 40여분 동안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29일 '초대형 방사포'를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16일 만이다. 이로써 북한은 올 들어서만 벌써 다섯 번째 발사체 도발에 나서게 됐다.


군 당국은 북한 수호이 계열 전투기가 원산 일대에서 공대지 로켓을 발사한 사실도 공개했다. 남북한 간 공군력 차이가 극명한 상황에서 북한이 열세 분야 만회에 나섰다는 평가다. 순항미사일과 전투기가 동원된 이번 군사 행동은 3~4시간가량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이번 군사도발과 관련해 "2015년과 2016년‧2017년에 태양절 전날은 아니라도 4월초나 태양절 전후로 발사체나 군사활동이 있었다"며 4‧15 총선과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군 당국이 이날 오전 발생한 북한 미사일 발사 상황을 7시간가량 뒤에 공개해 논란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그간 군 당국은 북한의 발사체 도발 인지 후 최대한 빠르게 관련 사실을 밝혀왔었다.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도 북한 군사도발 관련 언급은 없었다.


군 관계자는 '늑장 발표' 지적에 대해 "이날 새벽부터 (북한에서) 일련의 상황이 포착돼 주시하는 상황이었다"며 "(수호이 전투기의 공대지 발사 등) 추가 군사활동이 파악돼 종합적인 상황 평가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北, 존재감 과시 나서"
군사도발이 집권세력에 불리하지 않다는 전망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총선 하루 전 도발을 감행해 존재감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총선 영향 가능성에 대해선 속단이 어렵다면서도 정부‧여당에 불리할 것이 없다고 전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북한의 총선 전날 도발은 '일상화'된 훈련 일환으로 이뤄진 미사일 발사를 한국이 무기력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의 발로"라며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북한이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의 군사도발은 "총선을 앞두고 '자신(북한)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며 "군사도발이 정부‧여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북측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메시지 전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무력시위를 하면 국내에서 '북한과 전쟁할 수 없다' '북한과 화해할 정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 현 정부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치러진 지자체 선거에서 소위 우파가 대패했다"면서 "선거기간 동안 무력시위를 하면 한국 우파 세력에 유리한 변수가 될 거라는 '상식적 가설'을 북한이 더 이상 믿지 않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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