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2020] "우리가 北보다 미사일 많이 쏴" 도종환 토론회 발언 '후폭풍'
입력 2020.04.08 03:30
수정 2020.04.08 04:32
통합당 "대체 어느나라 후보냐…北편들기 망언"
정우택 "北 도발 두둔은 매우 부적절, 사과해야"
판세는 도종환·정우택 오차범위내 초박빙 흐름
오차범위 내에서의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격전지 충북 청주흥덕에서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뜻밖의 발언이 터져나오면서 선거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후보자 토론회에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해 "우리가 더 많이 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미래통합당은 "망언"으로 규정하며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상근부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청주흥덕 후보자 토론회에서 정우택 미래통합당 후보가 '문재인정부 들어서서 미사일을 38번으로 쐈다'고 하자,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실제로는 우리가 더 많이 쏘고 있다'며 북한 편을 들고 나섰다"고 포문을 열었다.
황 부대변인은 "'미사일을 왜 쐈는지 아시느냐. 한미군사합동훈련과 F-35 전투기의 청주비행장 반입이 이유'라며 북한 미사일 도발의 원인을 우리가 제공했다는 듯한 궤변도 늘어놓았다"며 "대체 도 후보는 어느 나라의 국회의원 후보냐"고 추궁했다.
앞서 6일 오후 충북일보·BBS충북불교방송·HCN충북방송이 공동주최한 후보자 토론회에서 정우택 통합당 후보는 "도종환 후보가 남북평화의 물꼬를 텄다고 자랑을 하셨지만, 현 시점에 와서 보니까 며칠 전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며 "MB정부 때 12번, 박근혜정부 때 5번을 쐈는데 문재인정부 들어와서 38번을 쐈다니까 평화의 물꼬를 튼 게 아니라 미사일의 물꼬를 튼 게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도종환 민주당 후보는 "미사일을 왜 쐈는지 아시느냐. 한미군사합동훈련 중단과 F-35 청주비행장에 들여오는 것 중단이 두 가지 이유"라며 "미사일을 38번 쐈다고 하시는데, 실제로는 우리가 더 많이 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정권 핵심 관계자가 핵·미사일 개발로 유엔안보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과 '정상 국가'인 우리나라의 무기 실험을 동렬에 놓고 비교해 물의를 빚은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9월 27일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그러면 우리가 시험 개발하는 것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해 논란을 초래했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도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이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인지 묻는 질의에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우리도) 북한 못지 않게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규환 부대변인은 "하다하다 이제는 이 정권에서 장관까지 지냈던 후보가 방송에 나와 궤변으로 일관하며 '북한 편들기 망언'을 늘어놓는 지경"이라며 "즉각 청주시민은 물론 국민 앞에 사과하고, 민주당은 도 후보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했다.
청주흥덕 정우택 통합당 후보도 이날 입장문을 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두둔하고 감싸는 발언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매우 부적절하다"며 "도종환 후보는 자신의 ‘북한 편들기’ 망언에 대해 국민 앞에 즉각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청주흥덕에서는 도종환 민주당 후보와 정우택 통합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의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와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5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도종환 민주당 후보는 42.8%, 정우택 통합당 후보는 39.2%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