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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국토부 제재 해제 불구 비상까지 첩첩산중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3.31 11:16 수정 2020.03.31 11:18

신규노선 취항, 항공기 도입, 부정기편 운항허가 가능

코로나19로 악화된 업황으로 회복까지 상당 시간 소요

진에어 B777-200ER 항공기.ⓒ진에어 진에어 B777-200ER 항공기.ⓒ진에어

진에어가 20개월만에 국토교통부 제재에서 해제됐지만 비상(飛上)은 첩첩산중이다. 제재 해제 조치로 신규노선 취항, 신규 항공기 도입, 부정기편 운항허가 등이 가능해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항공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진에어에 대한 제재를 20개월만에 해제한 것에 환영하면서도 효과는 상당기간 지난 후에야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2018년 8월 진에어가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당시 진에어 부사장(현 한진칼 전무)을 2010∼2016년 등기이사로 재직하게 함으로써 항공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가했다. 항공법은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 이사를 두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명목상의 이유였고 제재를 단행한 실제 이유는 조 전무의 물컵갑질때문이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었다. 조 전무는 지난 2018년 4월 대한항공 전무 재직 당시 광고대행사 직원 등이 보고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언과 함께 물컵을 집어 던졌고 이는 진에어 이사 등재 문제가 부각되며 제재를 받게 되는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


제재 이후 20개월이 지난후에야 해제된 것에 대해 항공업계에서는 환영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제재 해제 조치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제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코로나19로 업황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에서 해제가 돼 해제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 그동안 기간도 정하지 않은 채 제재를 지속해 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되자 선심쓰듯 해제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제재 사유나 경중에 따라 어느정도 기간이 특정돼 제재가 이뤄졌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제재 해제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것은 물론 업황이 크게 악화된 이후 해제된 상황이 아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 진에어 실적 개선은 장기전...항공업계 지원 절실


진에어는 신규노선 취항, 신규 항공기 도입, 부정기편 운항허가 등이 가능해졌지만 당장 이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과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기대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제재 이전에 신규 항공기(기재) 도입 계획이 잡혀 있었지만 현재 잇따른 운항 중단으로 주기장에 서 있는 항공기가 많은 상황에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넌센스다.


이로인한 항공기 리스(대요) 비용과 주기장료 등 이미 고정비용이 많이 지출되는 상황에서 추가비용을 들어 항공기를 들여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신규노선 취항도 운수권 허가가 필요없는 일본과 동남아 등지로 할 수는 있지만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의미가 없다.


그나마 전세기 등 부정기편 운항이 가장 손쉽게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민과 유학생 등 한국으로 돌아오려는 귀국 수요는 여전히 많다. 하지만 항공사들의 잇따른 운항 중단으로 국제선 정규 노선이 대부분 사라진 상황에서 전세기 투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펜데믹(세계적인 유행)으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출장과 여행 등으로 인한 항공수요가 회복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어 제재 해제 효과가 언제쯤 본격적으로 발휘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제재 해제와 같은 조치 외에도 산업을 살리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항공업계 전체가 생존의 기로에 선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까지 지속된다면 전 항공사들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1터미널과 탑승동, 2터미널이 한눈에 보이는 전경.ⓒ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 1터미널과 탑승동, 2터미널이 한눈에 보이는 전경.ⓒ인천공항공사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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