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수현·정진석, 누가 이기냐고? 민심이 이긴다!"
입력 2020.03.17 08:29
수정 2020.03.24 11:24
"이번 총선, 박수현 후보와의 개인 경쟁 아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명운을 건 건곤일척의 대회전
김근태, 애국심 투철…힘 보태주시리라 믿어"
"나더러 물으시더라. '이번 선거, 1번이 이기느냐 2번이 이기느냐.' 내 답은 민심이 이긴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선거는 특정 후보의 당락에 관심 있는 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의 대회전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선거를 1번이 이기느냐 2번이 이기느냐 묻는다면 '민심이 이긴다'라고 답하고 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의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4년 만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다시 맞닥뜨렸다.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4선 중진에 국회사무총장,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정당과 입법부, 청와대의 요직을 두루 거친 '충남의 맹주', 이에 맞서는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박수현 전 대변인도 충남도당위원장과 당 대변인과 국회의장 비서실장,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리턴 매치'가 전국적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16일 충남 공주 신관동 지역사무소에서 만난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박수현 후보와의 개인 경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전국의 민심이 그렇겠지만 지금의 공주·부여·청양의 민심은 특정 후보 간의 경쟁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현 정권에 대한 심판과 중간평가에 더 관심이 있다"며 "국민들은 과거 박근혜 때 '이게 나라냐'고 했다면, 지금은 '이건 나라냐'라고 반문하고 있다. 이런 민심의 격앙됨은 일찍이 겪어본 적도 없다"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도대체 마스크 하나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정부를 무능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 마스크 대책 하나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은 세울 수 있을지는 삼척동자도 다 느낄 수 있는 문제"라며 "그래서 나는 1번이 이긴다, 2번이 이긴다가 아니라 '민심이 이긴다'라고 다시 한 번 이야기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특정인 누구와 누구의 대결, 누구의 당락 여부가 걸린 선거가 아닌 '대한민국의 명운을 건 건곤일척의 대회전'이라고 정진석 의원이 거듭 강조했지만, 지역사회 보수층 일각에서는 불안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4일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해 일찌감치 단수추천됐다. 그러자 부여 출신으로 공주사대부고를 나온 김근태 예비역 대장이 이에 불복해 지난 6일 통합당을 탈당했다.
김 대장은 지난 2012년 총선에서 고향 부여·청양 선거구(당시)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2월 벌금 700만 원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불과 임기 9개월만에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번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충남선관위에 의해 고발돼, 대전지검 공주지청에 의해 지난 5일 선거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대장은 "일방적인 공천에 결코 굴복하거나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겠다"며 "(보수)분열의 책임이 있다면 내가 아니라 통합당의 공천 과정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는 "여론조사 공표와 관련해 검찰에 고발된 게 사실"이라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처럼 김 대장이 완주 의지를 보이며 '보수 분열' 우려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정 의원은 "김근태 의원은 4성 장군 출신으로 국가관과 애국심이 투철한 분"이라며 "개인 간의 경쟁이 아닌, 대한민국의 명운을 건 건곤일척의 대회전이라는 이번 선거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아실 분이기 때문에 용단을 내려서 통합에 힘을 보태주실 것이라 믿고 있다"고 기대했다.
"4년 동안에 지구 다섯 바퀴, 20만㎞를 뛰었다
내가 당선되면 '공주보 해체' 완전 철회된다"
철도 없어 도청 뺏긴 아픔…보령선으로 갚는다
정진석 의원은 일찌감치 단수추천된 배경으로 당내 경쟁 예비후보의 악재보다도 지난 4년간 지역구 활동의 결과 지역경쟁력을 확고히 인정받은 측면을 내세웠다.
정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운전비서가 지난 4년 동안에 20만㎞를 뛰었다. 지구 다섯 바퀴"라며 "주말에 한 차례도 서울에 있어본 적이 없다. 국회가 없는 날은 공주·부여·청양에 있으며 항상 지역을 지켰다. 서울과 여기를 오가느라 지구 다섯 바퀴를 돌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2금강교 예산 확보 △부여 홍산일반산단 유치 △청양 도시가스공급사업 진행 등의 공약 달성 성과를 가리켜 "지난 4년 동안 확보한 국비 예산 5조8575억 원은 역대급으로, 공주도 부여도 청양도 과거 이렇게 많은 국비를 가져온 국회의원이 없었다"며 "밥도 지어본 사람이 맛난 밥을 짓는다. 지역사업도 일을 해본 사람이 하는 것이지, 경험이 일천한 사람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자부했다.
이처럼 20대 국회 지난 4년 임기의 성과를 강조한 정진석 의원은 다가올 21대 국회에서 공주·부여·청양 지역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경우, 집중할 지역사업으로 △금강 공주보 사수 △철도 보령선 건설 추진과 함께, 지금껏 공주·부여·청양을 넘어 충청남도 전역에서 한 차례도 이뤄지지 못했던 일에 도전함으로써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금강 공주보와 관련해 정 의원은 "수천 년 동안 금강물로 밥짓고 농사지으며 살아온 주민들이 금강의 주인"이라며 "금강물 주인의 허락도 없이 갑자기 금강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말려버리겠다는 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공주 주민들께 분명히 말씀드린다. 공주보 파괴를 원하면 1번을 찍으시라. 공주보 사수를 원하면 2번을 찍어달라"며 "내가 당선되면 공주보는 해체할 수 없다. 당선되는 순간 '공주보 해체'라는 정부 결정은 완전히 철회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확약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의 탄금대 전투 대패로 충주가 쑥대밭이 되면서 충청감영이 공주로 옮겨온 이래, 1932년까지 340년 동안 충청도의 수부(首府) 도시는 공주였다. 그러던 것이 1932년 '철도가 지나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전으로 충남도청이 옮겨가면서 오랜 자긍심에 마침표를 찍어야만 했고, 공주·부여·청양의 지금과 같은 쇠락이 펼쳐졌다.
△철도 보령선 건설 추진에 정 의원이 유독 강한 의욕을 보이는 이유는 이같은 향토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대한민국의 철도는 세로축 위주로, 가로축이 없다. 서해에서 동해까지 원스톱으로 가지 못한다"며 "충남 보령에서 부여·청양·공주·세종·조치원까지 연결하는 이른바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선)를 지으면 (조치원에서) 충북선·중앙선과 연결해 동해까지 갈 수 있다. 가로축 철도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아울러 "KTX 호남고속철이 건설될 때 공주에는 역사가 설계에 들어있지 않아 설계를 변경해서 공주 이인면에 공주역사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이 보령선이 굉장히 중요한 나의 공약"이라며 "예산확보보다도 국가가 국책사업으로 결정해야 하니, 앞으로도 계속 끌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5선 고지 등정시 충남 최초 국회의장 도전 공식화
"공주·부여·청양과 충남 지역민들의 긍지 높일 것
'상생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소망 있다"
여기에 더해, 정진석 의원은 이번에 지역민의 선택을 받아 5선 고지에 오를 경우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해 충남 최초의 입법부 수장으로 지역의 긍지를 드높이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이나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5선 때 (국회의장을) 했기 때문에, 지역민들께서 나더러 의장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 하신다"며 "내 개인으로서도 영광이겠지만, 대전의 강창희 의장이 한 차례 있었을 뿐 충남에서는 한 번도 국회의장이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개인을 넘어 공주·부여·청양과 충남 지역민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높이는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세 때 한국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정 의원은 워싱턴 특파원을 제외한 정치부 기자 생활을 거의 국회 출입으로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청구동계를 모두 출입하는 등 '3김 정치'를 섭렵하고, 직접 현실정치에 뛰어든 뒤에는 국회사무총장, 국회의장 비서실장, 국회 운영위원장·정보위원장·규제개혁위원장 등 국회의 각종 요직을 다 경험해봤다.
정 의원은 "내 인생은 국회를 떼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돼서 국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선진 국회의 상을 확립하고 싶다. '싸우는 국회'가 아닌 '상생하는 국회''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소망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20대 총선에서 선거운동을 할 때, 당선되면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지역민들께 약속드렸고 당선되자마자 지켰다"며 "이번에는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선거운동기간에 밝히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정진석 의원은 최근 보수층 일각에서 오해를 빚고 있는 개헌 관련 문제에 대한 해명을 덧붙였다.
정 의원은 "개헌안의 기습 발의는 정도(正道)가 아니며, 범국민적인 공론화 과정도 없이 그렇게 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총선과 연계된 정략적인 개헌안의 추진에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20대 국회에서 개헌안이 상정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만약 상정된다고 해도 반대할 것"이라며 "개헌은 21대 국회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차분하며 진지한 가운데 새로운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