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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뛴다-104]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 '변화를 즐기는 승부사'

조인영 기자
입력 2019.10.14 06:00 수정 2019.10.14 05:51

독립법인 출범 후 혁신과 융합으로 영토 확장

매해 성장 이끌어 내…글로벌 Top Tier 도약 기틀 마련

독립법인 출범 후 혁신과 융합으로 영토 확장
매해 성장 이끌어 내…글로벌 Top Tier 도약 기틀 마련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현대건설기계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현대건설기계

국내 건설기계업계가 미·중 무역 분쟁 및 신흥국 경기불안으로 악재를 맞고 있다. 특히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은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현지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장악력을 늘리면서 진출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대건설기계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공기영 사장은 이러한 대내외적인 리스크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선도업체로 발돋움하기한 현대건설기계의 체질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시장 넘어 '신시장 확대' 승부수

주요 타깃 중 하나인 중국 시장은 현지 건설장비업체들의 공격적인 저가 판매정책에 외국계 기업들의 입지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실제 올해 외국업체들의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이에 공기영 사장은 현지 업체와의 무리한 점유율 경쟁보다는 수익성을 강화하고, 현금 및 리스판매 비중을 높였다. 출혈 경쟁을 지양하고 수익성 위주 전략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인도, 중동, 동남아, 러시아 등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려 판매처를 다각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최근에는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신흥 시장에서 인력을 보강하고, 대형 고객·대규모 수주 중심으로 영업방식을 바꿔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도시장에서는 푸네공장의 생산능력을 연간 1만대 수준까지 확대하고, 미니 굴삭기 사업을 확대하는 등 굴삭기 분야 리더십을 공고히 해 나가고 있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노력" 시장 꿰뚫는 통찰력

공기영 사장은 기업이 존립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금이 변화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라는 생각으로 변화와 혁신의 가속도를 높여 나가자"고 주문했다.

실제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초 차세대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9월에는 신뢰성 센터를 착공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회사의 체질을 급격하게 바꿔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공 사장은 미래 건설장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건설장비 제조업에서 벗어나 '글로벌 인프라 솔루션(Global Infra Solution) 회사'로 변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같은 비전 아래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8월 정보통신기술(ICT) 및 인공지능(AI)기술 기반의 머신 가이던스시스템을 탑재한 스마트굴삭기를 자체 개발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는 국내외 통신·측량 전문업체들과 손잡고 미래형 건설플랫폼인 ‘스마트 컨스트럭션(Smart Construction)’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스마트 컨스트럭션은 측량부터 시공, 완공 후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토목공사의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관련 정보를 취합·분석·제어하는 지능화 기술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현대건설기계는 단순 장비판매를 넘어, 토목·건설현장 전반에 대한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하는 업체로 변신할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기계 공기영 사장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19 바우마 전시회'(4월 8일~14일)에서 현대건설기계 전시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제품과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현대건설기계 현대건설기계 공기영 사장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19 바우마 전시회'(4월 8일~14일)에서 현대건설기계 전시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제품과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현대건설기계

◆성공적인 독립법인 출범…글로벌 Top Tier 기틀 마련

지난 2017년 4월 현대건설기계가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하면서 공 사장은 독립법인인 현대건설기계의 첫 사령탑을 맡았다. 독립법인 출범 당시 현대건설기계 안팎에서는 현대중공업이라는 큰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와 걱정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공 사장은 “기존의 사업방식이나 체제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해나간다면 도약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독립법인 출범을 안정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후 현대건설기계 옥션(Auction), 이마트 굴삭기 판매와 같은 신규 사업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건설장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구성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독립 법인 출범 이후 현대건설기계의 실적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6년 1조9527억원 이던 매출은 2017년 2조5311억원, 작년엔 3조2339억원으로 증가하며 글로벌 탑 티어(Top Tier) 건설장비 업체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기영 사장의 이 같은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은 30여년간 건설장비 분야 한 우물만 파온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198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건설기계에서는 처음으로 내부승진을 통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특히 그는 회사 생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건설장비 시장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을 꾸준히 키웠다. 1992년 시카고 법인 파견 당시 미국 시장은 한국 건설장비업계에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는 현대건설기계의 연간 판매량이 30여대에 불과하던 이 시장에서 7년간 딜러망을 개척하는 등 현대장비의 위상을 꾸준히 높여 나갔다.

이후 2007년에는 인도로 건너가, 뭄바이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푸네 지역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수도 시설을 비롯한 최소한의 인프라 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이곳에서 공 사장은 2년여에 걸쳐 공장건설과 딜러망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인도 법인장으로 근무하며 시장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리며 인도시장에 현대 브랜드를 확고하게 뿌리내렸다.

앞으로 공 사장은 글로벌 분쟁 속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차세대 기술로 현대건설기계의 역량을 공고히 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앞으로도 현대건설기계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데 역할을 다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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