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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차승원 "지적 장애 희화화 우려? 감독 믿었다"

이한철 기자
입력 2019.09.09 08:48 수정 2019.09.09 09:01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로 코미디 연기 복귀

"코미디와 희화화는 정말 한 끗 차이, 걱정 없어"

배우 차승원이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통해 16년 만에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다. ⓒ YG엔터테인먼트 배우 차승원이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통해 16년 만에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다. ⓒ YG엔터테인먼트

"코미디 영화를 찍을 땐 현장이 즐거워요. 현장이 즐거우면 찍는 동안 너무 행복하기 마련이죠."

배우 차승원이 무려 12년 만에 전매특허인 코미디 연기로 돌아온다. 특히 2016년 '고산자, 대동여지도' 이후 3년 만에 추석 시즌 가족 관객들을 겨냥할 것으로 보여 다시 한번 '차줌마'의 저력이 빛을 발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과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마른하늘에 딸벼락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코미디다. 서로의 존재를 실감하기도 전에 '철수'는 딸 '샛별'의 병원 탈출을 목격하고 무조건 딸을 따라나서는데, 어색한 초보 부녀의 예측 불가 스토리가 펼쳐진다.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귀신이 산다', '이장과 군수' 등 코미디 영화로만 1400만 관객을 동원한 원조 코미디 맛집 차승원은 '럭키'로 700만 관객을 동원한 신흥 코미디 맛집 이계벽 감독과 의기투합해 추석 극장가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오랜만에 코미디 연기지만 어색한 건 없었어요. 어떤 평가를 받든 즐거웠던 기억이 남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독전'에서도 코미디 연기를 했죠."

데뷔 31년을 맞은 차승원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는 물론,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큰 사랑을 받아왔다. ⓒ YG엔터테인먼트 데뷔 31년을 맞은 차승원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는 물론,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큰 사랑을 받아왔다. ⓒ YG엔터테인먼트

이계벽 감독은 차승원을 다시 코미디 영화로 소환한 1등 공신이다. 차승원은 시나리오나 캐릭터의 욕심이 아닌 이계벽 감독에 대한 믿음이 이 작품의 출연 이유라고 잘라 말했다. '독전' 촬영장에서 처음 만났다는 차승원은 "나이도 비슷한데 순수해 보였다"며 첫인상을 전했다.

"두 번째 만났을 때 '이 사람과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작품을 같이 하고 관계가 틀어지는 감독과 배우가 많은데 이계벽 감독과는 작품을 안 하더라도 동반자로서 오래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감독 이계벽보다 인간 이계벽이 훨씬 매력적이죠."

시나리오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추후 문제였다. 하지만 막상 작품 출연을 결정하고 보니 적잖은 고민이 찾아온 것도 사실이다. 차승원이 맡은 철수는 후천적 지적 장애를 안고 있고 아픈 딸도 있다. 게다가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이 모든 설정의 배경이 된다.

코미디물에 나오는 장애와 국민적 아픔은 자칫 희화화될 수 있다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대구 지하철 사건 대목에선 마음이 좀 그랬어요. 당시 온 국민이 피해자였죠. 많은 아픔을 겼었고요."

하지만 차승원은 작품을 할수록 이계벽 감독에 대한 믿음이 더해졌다. 이계벽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코미디와 희화화는 정말 한 끗 차이예요. 저는 이계벽 감독이 왜곡된 시각을 가지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고, 그를 믿었어요."

차승원이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 출연한 건 무엇보다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 YG엔터테인먼트 차승원이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 출연한 건 무엇보다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 YG엔터테인먼트

차승원은 영화배우로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예능 프로그램으로 더욱 친숙해진 배우이기도 하다. 이 같은 평가에 차승원은 "잃은 것보다 얻은 게 훨씬 많다"며 "예능 이미지가 고착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내가 그걸 매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좋은 추억이나 이런 것들이 좋아요. 또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모습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있죠."

어느덧 50대에 접어든 차승원은 "지금처럼 앞으로도 평온하게 지냈으면 한다"며 "배우 차승원이나 인간 차승원은 지금 이 상태로 계속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차승원은 김지훈 감독의 '싱크홀'과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으로 더욱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일 예정이다. 데뷔한지 벌써 31째지만 어느 때보다 바쁜 요즘이다. 뿐만 아니라 차승원 본인도 예상치 못한 영화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멜로 영화에는 선을 그었다.

"다음 영화는 재난 영화고 그 다음 작품은 사람 많이 죽이는 영화예요. 지금 보고 있는 다른 영화는 완전히 다른 더 이상한 영화에요. 왜 나에게 이런 작품을 줬을까 싶어요. 그게 또 감사하죠. 하지만 멜로 영화는 '좋은데 나와는 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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