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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저를 통해 본 사이영상 자격론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7.21 11:50 수정 2019.07.21 22:36

10일짜리 부상자 명단 올랐으나 복귀 불투명

사이영상은 내구성 약한 투수가 받지 못함

사이영상 경쟁을 벌이는 류현진과 슈어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게티이미지 사이영상 경쟁을 벌이는 류현진과 슈어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게티이미지

류현진과 함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 몸을 실은 맥스 슈어저의 복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슈어저는 주말 애틀랜타와의 경기에 등판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른쪽 어깨뼈 아래 점액낭에 염증이 생겨 코르티손 주사를 맞았다”고 전했다.

앞서 슈어저는 전반기 마감 직전 등 부위에 통증이 발생했고 올스타에 선정됐으나 출전하지 않았다. 이후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이름을 올려 현재까지 결장 중이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오는 24일 로스터에 합류하고, 27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 출전할 것이 예상됐다. 그러나 부상 부위가 등에서 어깨 쪽으로 옮겨가며 복귀 시점이 안개 속으로 빠져든 상태다.

현재 슈어저는 가볍게 캐치볼 정도만 하는 수준이며 오는 23일 콜로라도전을 치르기 위해 팀이 워싱턴으로 이동하면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슈어저의 이탈로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무게 추는 류현진 쪽으로 확 기운 양상이다.

슈어저는 전반기 19경기에 출전해 129.1이닝을 소화했고 9승 5패 평균자책점 2.30이라는 걸출한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특히 이닝 부문에서 워낙 압도적이라 무지막지한 삼진 개수와 함께 류현진을 제치고 사이영상을 따낼 것이란 전망이 파다했다. 하지만 부상 기간이 길어진다면 자연스레 레이스에서도 탈락할 수밖에 없다.

사이영상은 그해 가장 뛰어난 투수에게 주는 상으로 기록은 물론 꾸준함을 동반해야 한다. 제 아무리 훌륭한 기량을 갖고 있더라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슷한 성적을 지니고 있다면 그 다음으로 살펴보는 항목이 바로 이닝이다. 누적 이닝이 많다는 것은 꾸준하면서도 긴 이닝을 책임졌다는, 즉 특급 투수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기준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사이영상 수상자. ⓒ 데일리안 스포츠 지난 10년간 사이영상 수상자. ⓒ 데일리안 스포츠

대표적인 예가 2002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경쟁이다. 당시 수상이 점쳐지던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20승 4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그러나 사이영상은 그의 몫이 아니었고 주인공은 오클랜드의 영건 배리 지토(23승 5패 평균자책점 2.75)였다.

서로 다른 유형이었던 두 투수의 희비를 가른 요소는 결국 이닝이었다. 그해 지토는 229.1이닝을 소화한 반면, 마르티네즈는 200이닝에 미치지 못한 199.1이닝으로 내구성의 문제를 일으켰다.

류현진의 올 시즌 예상 성적은 32경기 출전 199이닝 소화, 18승 3패 평균자책점 1.76에 이른다. 이닝이 다소 모자라 보이지만, 최근 꾸준히 7이닝을 소화하는 등 사이영상을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슈어저의 상황은 다르다. 예측 성적은 32경기 출전 218.1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매우 뛰어나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일뿐이다. 더군다나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하며 시즌 예상 성적은 날이 갈수록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사이영상은 전통으로 내구성이 약한 투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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