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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빨치산 암호기술' 털렸나…대사관 침입사건 '침묵'

이배운 기자
입력 2019.03.25 08:32 수정 2019.03.25 08:40

태영호 "암호해독 컴퓨터 강탈당한듯…한동안 암호통신 못해"

반(反) 김정은 단체 '자유조선' 개입 가능성

태영호 "암호해독 컴퓨터 강탈당한듯…한동안 암호통신 못해"
반(反) 김정은 단체 '자유조선' 개입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사건에 대해 한 달째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대사관의 핵심기밀사항인 '항일빨치산식'특수암호 해독 컴퓨터가 강탈 당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은 지난달 22일 괴한의 침입을 받아 공관 직원들이 결박당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강탈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태영호의 남북동행포럼'에서 "북한대사관에서 사람의 목숨 보다 귀중한 것은 평양과 대사관이 주고받는 전보문의 암호를 해독하는 '변신용 컴퓨터'다"라며 "북한의 특수 암호기술은 그 어느 서방정보기관도 풀 수 없다는 '항일빨치산식'이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항일빨치산식' 시스템은 중국 공산당이 항일투쟁 때 발명한 것으로, 본부에서 여러 편의 소설들을 먼저 보내준 다음 암호전문 마다 서로 다른 소설의 페이지와 단락을 통해 해독하는 방식이다.

태 전 공사는 "이것은 수학식으로 돼 있는 서방식 암호작성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며 "그 암호프로그램이 담겨져 있는 컴퓨터가 미국 연방수사국에 넘어갔다면 북한으로서도 큰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원천파일부터 다 교체하고 이미 나간 북한소설들을 다 없애버려야 하며, 한동안 평양과 모든 북한 공관사이에 암호통신을 못할 것이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최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김형준 주러시아 대사,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등 북한의 주요 대사들이 한꺼번에 귀국길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전보문을 통해 비밀사항을 현지 대사관에 내보낼 수 없는 상황과 관련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바닥에 패대기처진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자유조선 유튜브영상 캡처 바닥에 패대기처진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자유조선 유튜브영상 캡처

한편 이번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사건은 북한 임시정부 수립을 선언한 반(反) 김정은 단체 '자유조선(천리마 민방위)'이 개입했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1일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자유조선이 대사관에서 훔친 컴퓨터 안에 있는 정보와 문서를 FBI에 제공했다"며 "이들이 훔친 컴퓨터와 문서에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국가에 유용한 정보가 들어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앞서 자유조선은 지난 1일 '자유 조선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했다. 또 이 단체는 지난 20일 '조국 땅에서'라는 제목의 34초 분량의 영상을 자유조선 웹사이트에 올렸다.

게시한 영상에는 모자이크 처리로 신분을 숨긴 남성이 등장해 사무실로 추정되는 공간의 벽에 나란히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떼어내 바닥으로 던졌고, 이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신격화를 타도한다. 조국을 위하여 우리는 일어난다"라는 자막이 표시됐다.

단체는 이 영상의 촬영 시점과 장소 등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해당 영상이 촬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해외의 북한대사관은 북한의 통치권이 미치는 북한 영내로 간주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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