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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 나성범…만만치 않을 ML도전

김윤일 기자
입력 2018.12.15 00:11
수정 2018.12.14 21:31

내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 입찰 가능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에이전시 계약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나성범. ⓒ 연합뉴스

KBO리그 정상급 외야수인 나성범(29, NC)이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2012년 NC에 입단해 이듬해부터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나성범은 6년간 통산 타율 0.315 141홈런 603타점이라는 걸출한 성적을 기록했고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5툴 플레이어로 각광받고 있다.

이제 나성범은 내년 시즌을 별다른 부상 없이 보낸다면 FA 자격 획득 전 해외리그 진출이 가능한 포스팅 시스템에 입찰할 수 있다.

이를 대비하듯 나성범은 이미 지난 5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이끄는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에이전시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몇몇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시즌 내내 나성범을 관찰해 빅리그행의 군불을 지피고 있다.

그렇다면 나성범의 메이저리그행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이는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성적을 살펴보면 얼개가 나온다.

나성범은 올 시즌까지 3년간 타율 0.324 69홈런 OPS 0.925의 누적 기록을 냈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부문은 14.71로 같은 기간 전체 야수 중 6위에 해당한다.

앞서 포스팅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들과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포스팅 시스템이 도입되고 지금까지 입찰에 나섰던 타자는 2014년 강정호를 시작으로 이듬해 박병호, 손아섭, 황재균까지 총 4명이다.

희비는 뚜렷하게 엇갈렸다. 강정호가 500만 2015달러를 써낸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박병호는 이를 2배 이상 뛰어넘는 1285만 달러를 넥센에 안기며 미네소타와 계약을 맺었다. 반면, 손아섭과 황재균은 나란히 ‘무응찰’이라는 굴욕을 견뎌야 했다.

주목할 점은 강정호와 박병호의 당시 입지다. 두 선수는 포스팅을 얻기 전 3년간 누적 WAR에서 리그 전체 1위를 차지, 그야말로 KBO리그를 씹어먹었던 선수들이다. 반면, 손아섭과 황재균은 리그의 지배자와는 거리가 멀었고, 이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눈에도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포스팅 시스템에 응찰했던 역대 타자들. ⓒ 데일리안 스포츠

나성범의 경우 WAR 부문은 14.71, 그리고 wRC+(조정득점창출력)에서 134.7을 기록했다. 강정호, 박병호와는 제법 큰 차이를 보이며 2015년까지의 손아섭보다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진출 시 내후년에는 31세에 이르기 때문에 나이 면에서도 매력이 떨어진다. 결국 내년 시즌 MVP급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손아섭, 황재균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

물론 선수의 도전 정신 자체를 폄하에서는 곤란하다. 메이저리그는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세계 최고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FA 자격을 얻었던 황재균이 국내에서의 최상급 대우를 뒤로 하고 마이너리그의 가시밭길을 걸은 게 적절한 예다.

더군다나 나성범이 내년 시즌 후 도전장을 던진다면 FA가 아닌 포스팅 자격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만약 미국 진출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규정에 의해 NC에서 다시 4년을 보내야 하며 이는 FA 대박이 요원해진다는 뜻이다. 대졸 출신인 나성범의 FA 자격 획득은 2년 뒤인 2020시즌 종료 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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