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상저온 과수·농작물 피해 복구비 긴급 지원

7~8일 기온 영하권, 농작물 6121ha 피해 발생…재해보험금도 조기 지급

7~8일 기온 영하권, 농작물 6121ha 피해 발생…재해보험금도 조기 지급

최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꽃이 피기 시작한 과수나무와 생육 초기의 농작물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상 저온현상으로 정부는 피해 조사결과에 따라 복구비와 보험금 지급 등을 조기에 지급해 피해농가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상저온에 따른 농가 피해 상황을 조사해 지원대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7∼8일 최저 기온이 영하 5도∼영하 1도로 내려가는 저온현상이 발생하면서 개화 중인 농작물 6121㏊에 저온피해가 발생했다. 25일까지 피해 신고접수를 진행하면 피해 면적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면적은 17일 신고기준으로 배·사과 등 과수 피해가 5046ha로 가장 컸고, 인삼 등 특용작물 피해가 762ha, 감자 등 전작물 피해는 194ha, 참외 등 채소는 119ha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전남·전북·경북 등 전국 11개 시·도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과수는 개화기에 이상저온으로 암술이 고사하는 등 피해가 발생해 수정불량으로 결실률(結實率)이 낮아질 수 있다.

농식품부는 현재 육안으로는 저온피해 확인이 불가해, 어린과일이 맺히는 4월말∼5월경 정밀조사를 해봐야 하지만 향후 기상여건 등이 양호할 경우 실제 수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아 수급에는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개화기 이상저온으로 인한 과수 피해 ⓒ농식품부

인삼의 경우는 3월 중·하순에 높은 기온 때문에 새순이 일찍 올라와서 피해가 발생했는데 생산량이 연평균 약 2만1000톤 정도 되는데 소비량 1만9000톤인 것을 감안하면 소비량 감소와 재고 물량도 충분해서 수급에 큰 차질이 없다는 분석이다.

감자나 밭작물은 생장점과 뿌리에 피해가 없고 대부분 새로 새싹이 나기 때문에 한 7일 내지 10일 정도 생육이 지연되는 문제와 일부 수확량이 감소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수확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부 출하가 7일 내지 10일 정도 지연되는 것에 따른 피해는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원대책으로 피해 농작물 복구를 위해 농약대(자연재해로 농작물이 일부 피해를 봤을 때 병충해 방제에 소요되는 비용), 대파대(대체 파종을 심을 때 드는 비용) 복구비를 지난해 말 인상된(평균 3배 인상) 지원단가를 적용해 지원할 계획이다.

피해가 심각한 농가의 경우는 생계비와 고등학생 학자금(피해율 50% 이상), 영농자금 상환연기·이자감면(피해율 30% 이상) 등을 지원한다. 또 피해농가가 희망할 경우, 원활한 재해복구와 영농추진을 위해 ‘재해대책경영자금’을 1.8%의 저리로 지원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피해 작물에 대한 사후관리를 위해 관할 도 농업기술원과 함께 중앙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피해 지역 작물의 생육관리와 병해충 방제 등 영농현장 기술지도를 실시 중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배 인공교배기 지원(충남), 작물 영양제 긴급 지원(전북 진안, 경북 고령 등), 서리피해 방지시설 설치 지원(경기), 저리 자금 지원 등 지자체별 상황에 맞게 농가 지원을 추진한다.

농촌진흥청과 지자체는 이상저온 피해를 입은 농작물의 생육관리와 회복을 위한 영농지도와 농가지원에 나선다.

농진청은 피해 작물에 대한 사후관리를 위해 도 농업기술원과 함께 중앙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피해지역 작물의 생육관리와 병해충 방제 등 영농현장 기술지도를 실시 중이며, 지자체는 배 인공교배기 지원(충남 15개), 작물 영양제 긴급 지원(전북진안, 경북고령 등), 서리피해 방지시설 설치 지원(경기), 저리 자금지원 등 지자체별 상황에 맞게 농가 지원을 추진 중이다.

또한 농식품부는 최근 기후변화로 이상저온, 우박 등재해 유형이 다양해지고 피해 범위도 전국으로 확대됨에 따라 농작물 재해보험 개편도 검토키로 했다.

올해 하반기에 배추·무 등 이상저온에 취약한 노지채소 중심으로 내년부터 신규 보험적용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과수 피해농가에 대해서는 보험금 지급 시기를 기존 11월에서 7월께로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사과와 배에 대해서는 피해 과실수를 확정하는 착과수 조사를 마치는 대로 전액 조기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사과·배 봄 동상해 보험은 주계약이 아닌 특약계약 상황으로, 과수 농가의 보험가입률 60%정도다. 이중에서도 특약 동상해 보험 가입률은 전체 과수농가의 30% 남짓 밖에 안 돼 보험료 조기 지급이라는 대책의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잦아지는 기후변화에 때른 사과·배 봄 동상해 특약의 주계약 전환을 검토하고, 봄감자 사업지역도 강원도에서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이상저온에 대응한 농작물 재해보험을 손본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농작물 이상저온 피해는 증상이 외관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농업인들이 뒤늦게 인지하는 사례가 많아 피해상황 파악이 다소 늦어진 점이 있다”며 “저온피해 증상 발견 시 해당 읍·면에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를 입었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배 과수원은 인공수분을 추가실시(2~3회)하고, 사과는 꽃따기를 중단하는 한편, 열매 솎는 시기를 늦추고, 수정율을 높이기 위해 방화곤충(수정벌 등)을 방사하는 등 농작물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