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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박원순표' 정책브랜드, 국가 정책으로 발돋움할까

박진여 기자
입력 2017.05.11 15:36
수정 2017.05.11 15:37

문재인 "검증된 서울시 정책·인재 활용하고파…시너지 효과 기대"

박원순 "서울시 정책콘텐츠·노하우, 새 시대 대전환 기여할 것"

제19대 대통령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박원순표' 서울시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자료사진) 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문재인 "검증된 서울시 정책·인재 활용하고파…시너지 효과 기대"
박원순 "서울시 정책콘텐츠·노하우, 새 시대 대전환 기여할 것"


제19대 대통령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박원순표' 서울시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서울시 주요 정책을 대선 공약으로 받아들이는 등 박원순 시장과 긴밀한 연대 의지를 다진 바 있어, 서울시 혁신정책의 국가정책화 여부가 가시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서울시청을 찾아 박 시장의 정책성과를 치하하며 차기 정부에서의 긴밀한 협조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박 시장과의 회동에서 "서울시의 검증된 정책과 인재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고 전했고, 박 시장은 "서울시가 추진했던 많은 정책을 다 가져가시도록 해라. 로열티 안 받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청년구직촉진수당'을 비롯해 '도시재생 뉴딜정책',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 박 시장의 핵심 정책을 주요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문 대통령이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선언한 만큼, 서울시와의 첫 협력 프로젝트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주목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서울청사로 옮기는 해당 사업은 광화문광장을 역사·문화거리로 복원하고 광장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삼는다는 취지다. 이는 서울시가 그간 추진해온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맥을 같이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취지로 2015년부터 광장의 구조 개선을 추진해왔지만 정부의 반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협력 관계'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해당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박원순 시장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도시재생' 사업도 정부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핵심 공약으로 구도심과 노후주거지를 살리는 내용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약을 발표했다. 전면철거식 개발이 아닌 재생사업 방식으로 투기성향이 짙던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조정하기 위함이다.

도시재생은 박원순 시장이 민선 2기 핵심과제로 꼽은 대표적인 사업분야로, 철거 중심의 재개발에서 벗어나 소규모 정비사업 모델 개발 등을 통해 낙후된 동네를 재정비하고, 산업적 활기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실제 박 시장은 도시재생본부를 설치, 서울역 고가 개발을 비롯해 종로구 창신·수인지역과 낙원상가 일대, 창동·상계, 성수동 등 여러 곳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했다.

제19대 대통령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박원순표' 서울시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이외에도 문 후보는 서울시 주요정책을 대거 수용했다. 박 시장의 대표적인 복지정책으로 꼽히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와 '보호자 없는 환자안심병원' 현장을 방문해 전국화를 약속했다. 특히 박 시장의 정책브랜드로 꼽히는 청년수당 정책을 '청년구직 촉진수당' 이라는 이름으로 도입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박 시장의 최측근 인사들이 문 대통령 캠프에 합류하면서 서울시의 혁신성과를 국가 정책과제로 발전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문 후보의 정책특보인 김수현 전 서울연구원장은 박 시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한 직후 문 캠프에 합류했고, 하승창 전 정무부시장, 조현옥 전 여성가족실장 등이 문 캠프에 합류해 정책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문 후보는 당시 영입 기자회견을 통해 "박 시장이 서울시에서 이룬 많은 혁신을 우리 정책과제로 받아서 그 혁신을 전국적으로 확산되게 하겠다"며 "박 시장이 이번 대선을 위해 준비한 정책 가운데 앞서가는 정책을 우리 정책으로 확대하는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서울시 혁신정책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마찰을 빚던 청년수당, 기초연금과 무상보육을 둘러싼 갈등, 용산국가공원 조성 문제 등이 문재인 정부 들어 급물살을 타고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 정부에 녹아든 서울시 혁신정책이 많다"며 "최근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서울시 각 담당부서에 정책 관련 문의가 잦아졌다"고 전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시기 정책 철학이 달라 서울시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제 문재인 대통령과 궤를 같이 하며 다양한 정책 콘텐츠로 새 시대 전환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새 정부와 지방분권을 비롯해 광화문 재구조화, 청년수당 등 많은 정책과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에 앞으로 시 정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시장의 협력으로 시 정책이 정부정책으로 확산해 나가기를 기원했다.

제19대 대통령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박원순표' 서울시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편, 서울시는 문재인 정부 출범에 앞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그리는데 포함해야 할 국가정책화 방안을 건의했다. 1000만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환경, 경제, 노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인 정책을 추진해온 만큼 실질적으로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고, 지속가능발전이 가능한 10대 분야 66개 정책을 선정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정책 건의과제' 10대 핵심과제로 △실질적인 지방분권 실현 △경제민주화 △노동존중 구현 제도화 및 문화 확산 △노후기반시설 투자 확대 △보편적 복지 실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용산국가공원 조성 △지하철에 대한 국고보조 △지자체 남북교류협력 강화 △공공임대주택 확충 등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서울은 대한민국 혁신의 테스트베드이자 다양한 정책들이 세계 도시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도시로, 서울의 정책 콘텐츠와 노하우가 국정에 반영된다면 새로운 시대로의 대 전환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모든 정당의 공약과 정책에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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