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없는 사회' 추진...한은 2020 중장기 추진전략 발표
입력 2016.01.12 16:22
수정 2016.01.12 16:26
한은, 12일 3대 전략목표 12대 중점과제 선정 발표
한은금융망 확충, 현금없는 사회 추진 등 12대 과제...오는 2020년까지 추진 목표
물건을 사면서 동전이 사라진다면 우리 사회의 모습은 과연 어떻게 변화할까.
한국은행이 오는 2020년까지의 중장기 지급결제업무 추진전략을 12일 발표했다. 인터넷은행, 핀테크 등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환경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양화된 지급결제 규제체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번 추진전략은 지급결제의 안전성과 효율성 확보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토대로 한국은행은 모두 12가지 중점과제를 선정하고, 이르면 올해부터, 늦어도 2020년까지 시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동전없는 사회' 추진·차액결제 주기 단축...'지급결제 방식 변화'
한국은행은 이른바 ‘현금없는 사회’를 추진한다. 그 첫 번째 단계로 ‘동전’을 현물거래가 아닌 계좌거래나 모바일거래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사회적 논의에 따라 이를 점차 지폐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스웨덴이나 네덜란드 등에서는 실제로 현금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대한 연구는 진행되고 있으나 무엇보다 사회적인 공감대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한국은행 측 역시 밝혔다.
하루 평균 2000만 건에 이르는 국내 차액결제 주기를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한은 금융망과 소액결제시스템 간 차액 결제시점은 결제 다음날 오전 11시다. 그에 따른 리스크 노출시간은 무려 최대 35시간에 이른다. 차액결제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호주나 스웨덴의 리스크 노출이 0시간, 영업일 매 시간마다 결제가 이뤄지는 남아공의 경우 1시간의 리스크만을 노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한국은행 역시 차액결제 주기 단축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익일에서 당일이 될지, 혹은 차액결제를 하루 중 여러 차례 실시할지 등 구체적인 시간이나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 한은금융망 재구축·운영시간 확대로 ‘금융안정 기대’
우선 한국은행 금융망이 오는 2020년까지 전면 재구축된다. 이를 통해 한은금융망 참가 금융기관 130곳의 이용 편의성은 물론, 국외 인프라와의 연계 기반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금융망의 운영 마감시간도 기존보다 1시간 연장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주요국들의 거액결제시스템 운영시간이 20시간 이상인데 비해 국내 거액결제시스템 운영시간은 8시간 30분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글로벌 결제시스템과의 연계성 부족과 마감시간대 결제집중 등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번 한은 마감시간 확대를 통해 시중은행의 마감시간 연장의 여지도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으나 “시중은행의 마감시장 연장 도입 여부의 경우 그들(시중은행들) 자체 판단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 결제수요 증가에 따른 원위안화 동시결제시스템 구축에도 나선다. 그동안 결제가 분리돼 있던 원화와 위안화의 결제가 동시 구축될 경우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지급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 인터넷은행 감시방안 마련·금융정책 협력 확대
올해 국내에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감시방안도 마련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이달 중으로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급결제서비스 규제 개선 방안과 소액결제시스템 국제표준 도입, 지급결제시스템 감시업무체계 정비 등을 통한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정보화 사업 범위가 비금융기업과 개인 등까지 확대된다. 금융정보화 공동사업 및 표준화 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해 현행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 등 28개 일반 금융기관 중심으로 구성돼 있던 현행 운영방식을 올해 안으로 일반인이나 핀테크, 일반 전자금융기업 등 비금융기관까지 넓혀 공동사업 발굴이나 제안에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개도국과의 소액결제시스템 정책자문을 통한 국제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