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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승리가 다시 일깨워준 ‘명장 김인식’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20 08:17
수정 2015.11.21 06:37

제2회 WBC 당시 “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 명언

프리미어12에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팀 이끌어

단기전에서 최고의 성적을 뽑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김인식 감독. ⓒ 연합뉴스

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다시 한 번 ‘단기전의 승부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한일전을 극적인 역전승으로 이끌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9회초 이대호의 극적인 역전타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결승에 오른 대표팀은 21일 미국-멕시코 승자와 결승전을 벌인다.

기적과도 같은 역전승에 결승 진출이라는 덤까지 얻게 된 대표팀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위기 때마다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 김인식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대표팀은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게 7이닝 동안 안타를 단 1개만 뽑아내며 지난 개막전에 이어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그 사이, 선발 이대은은 일본의 잔매를 이겨내지 못한데 이어 수비 도움도 받지 못하며 3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김인식 감독은 꾹 참고 기다렸다. 이대은을 교체한 뒤에는 차우찬을 시작으로 불펜서 대기 중인 투수 대부분을 투입시켰다. 물량공세로 일본의 추가 득점을 막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리고 김인식 감독은 운명의 9회가 시작되자마자 잇따른 대타 카드를 내놓았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오재원과 손아섭이 안타를 치고 나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대회서 부진했던 이용규도 대타 대신 믿음을 주자 사구를 맞고 출루했다.

KBO리그서 잔뼈가 굵은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에서 만큼은 독보적 성과를 내고 있다. 2002 부산 아시안 게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6년 제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는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어냈다.

이후 김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더 이상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2009년 제2회 WBC 대표팀에 재승선하게 됐고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당시 대표팀 감독 자리를 모두가 마다할 때라 “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라고 남긴 명언이 유명하다.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는 병역 혜택은 물론 WBC에 비해 상금도 적고, 명분도 크게 따르지 않는 대회다. KBO 역시 감독 선임을 놓고 고민에 빠졌으나 김인식 감독이 사령탑 자리를 수락하자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

먼저 코칭스태프 구성이 화려했다. 감독 경험이 있는 선동열, 이순철 코치가 각각 투수와 타격 쪽을 맡았고, 김광수 코치, 김평호 코치, 김동수 코치, 송진우 코치도 가세해 이른바 ‘코칭스태프 드림팀’을 이뤘다.

비록 메이저리거들은 규정상 참가할 수 없었지만 가동 가능한 대부분의 자원들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부상 중에도 기꺼이 태극마크를 다시 집어든 일본시리즈 MVP 이대호가 대표적이다.

김 감독은 단기전에 꼭 필요한 부분만을 선수들에게 주입시킨다. 모든 기량이 완성된 선수들에게 무리한 훈련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어디까지나 코치들에게 맡길 뿐이다. 대신 선수들의 컨디션을 면밀히 파악해 이들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지 판단한다. 그리고 선수들이 최고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팀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렇게 선발 라인업이 작성된다.

여기에 투수 교체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수준이다. 이번 대회 대표팀은 불펜에 비해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를 극복하고자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에 나섰다. 실제로 대표팀은 이번 한일전이 열리기 전까지 불펜 평균자책점이 1.07에 불과했다. 상황에 맞춰 우완과 좌완, 언더핸드 투수들을 총동원시킨다. 노장의 부드러우면서도 꼼꼼하고 날카로운 혜안이 한일전을 넘어 결승행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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