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중진, 재신임투표 연기…혁신안 의결은 예정대로
입력 2015.09.13 10:56
수정 2015.09.13 10:57
중진 모임, 16일 중앙위 연기 요구 철회키로 하면서 극적 절충안 마련
재신임투표 시기 등 놓고 여전히 갈등 불씨 남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초 13일 실시키로 했던 자신에 대한 재신임투표를 연기하기로 중진 의원들과 합의했다. 다만 혁신안 의결을 위해 16일 소집된 중앙위원회는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문 대표는 앞서 12일 오후 7시 50분부터 40분가량 국회 당 대표실에서 당내 3선 이상 중진 모임의 대표격인 이석현 국회 부의장과 박병석 의원과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중진 모임은 16일 소집된 중앙위 연기 요구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문 대표도 재신임투표를 연기하기로 하면서 이와 관련한 시기와 방법은 다시 논의키로 합의했다.
문 대표와 중진 모임이 이 같은 절충안에 합의하면서 문 대표의 재신임투표 강행 방침으로 인해 극한으로 치닫던 내분 사태는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재신임투표의 시기와 방법을 놓고 또 다시 갈등이 표면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문 대표는 12일 오후 가진 회동에서 재신임투표 방법에 대해 중진 모임의 의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원 ARS 투표 및 국민여론조사 방법을 고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재신임투표 시점과 관련한 문 대표와 중진 의원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 의원들은 재신임투표 시점을 국정감사 이후로 제안했으나, 문 대표는 "시기를 연기하되 가급적 추석 전에 마무리 짓자"는 입장을 보이면서 시점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못한 것이다.
이와 관련, 박병석 의원은 "문 대표가 어제는 추석 전에 반드시 결론을 내겠다고 말한데 비해 '가급적'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걸 유의해달라"며 "중지를 모으는 방법에는 중진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의 뜻이 많이 반영되리라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석현 부의장도 "시기와 방법을 당내 의논을 통해 결정하기로 동의해준 것"이라며 "문 대표가 많이 유연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재신임투표 시기와 관련, "아주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추석 전에는 매듭 짓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신임투표 방법에 대해서는 "저에게 가장 불리할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제시했지만, 중진들께서 더 합리적 방안들을 제시해준다면 얼마든지 생각해볼 수 있고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특히 16일 중앙위에서 혁신안이 부결된다면 물러나겠다는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혁신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되는 것은 제가 거기에 책임지겠다고 밝혔으니 제가 응당 책임져야 한다"며 "혁신이 실패한다면, 아니 거부 당한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중진 의원들은 11일 문 대표와 심야회동을 갖고 재신임투표와 중앙위를 모두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문 대표가 중앙위 연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합의가 불발됐다. 이에 중진 의원들은 12일 오후 다시 모여 중앙위 연기 요구를 철회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