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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없는 국민모임 '창당은 하는건가요?'

이슬기 기자
입력 2015.03.11 11:11
수정 2015.03.11 11:19

3월말 발기인 대회 후 한달만에 실제 창당, 후보 단일화 이뤄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지난달 4일 국민모임 신당추진위원회와 4·29 재보궐선거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야권 신당인 ‘국민모임’이 창당도 하기 전에 존재감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일찍이 합류하면서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는 있지만, 보궐선거를 50여일 앞두고 이렇다할 후보는커녕 창당 일정도 구체적이지 않아 벌써부터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국민모임은 신당창당 주비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2일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는 한편 “4.29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어 3일에는 전북 지역 105인 선언 실무추진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진보적 국민정당 건설에 힘을 모으자"며 지지를 선언했다.

문제는 국민모임에 주어진 시간이다. 3월말 발기인 대회 직후 실제 신당 창당까지 이어져 후보를 내는 과정이 한 달안에 진행되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기간 안에 당을 만들지 못할 경우에는 당 없이 후보를 내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공천은 물론 그와 연결된 정의당과의 연대도 불가능하게 된다.

특히 최대 변수로 떠오른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결정하면서 국민모임 합류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천 전 장관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정의당과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일단 국민모임은 천 전 장관의 합류를 조건으로 광주 서구을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지만, 천 전 장관이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반면 정의당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야권 개편과 통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정의당이 이번 선거에서부터 천 전 장관이나 국민모임에 끌려다닐 경우 향후 명확한 포지션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당내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광주 서구을 자당 후보로 강은미 전 광주시의원을 확정해 뒀기 때문에 당내 상황 정리부터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정의당 관계자는 “천 전 장관과의 연대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면서도 "탈당을 하면서 내세우는 가치가 어떤 것인지 아직까지 확실히 말한 것이 없어 당장 연대를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천 전 장관 외의 인재영입 작업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맡은 정 전 고문 외에는 앞서 성남 중원지역 후보로 ‘러브콜’을 받았던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본인부터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실제 합류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정 전 고문도 10일 PBC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교육감과)대화를 하고 있다”면서도 “본인께서는 이번 선거 출마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보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대화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서민과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삶을 살아온 분을 중심으로 창당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인물이나 계획은 내놓지 못했다.

아울러 이번 보궐선거에서 최소한 한 석이라도 얻어야 창당 가치 구현이 가능하지만, ‘국민의 정치 불신’ 외에는 지금까지 뚜렷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전 고문은 “국민들께서 현실정치에 대한 불만족이 사실 임계점을 넘었다고 본다. 우리 국민의 절반정도가 1년에 1000만원도 못 버는 현실”이라며 “정치와 불평등 문제가 현재는 별개 문제처럼 돌아가고 있다. 바로 이것이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모임이 갖고 있는 강한 문제의식이고 재보궐선거에 임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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