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애증의 롯데 팬심 긁은 공허한 구호
입력 2015.02.09 10:05
수정 2015.02.10 11:55
'부산 자이언츠 시민구단' 추진 포부..현실적 대안 미흡
혹시나 해서 공청회 찾았던 팬들도 실망..해프닝 전락?
팬심이 비록 롯데 구단에 큰 실망을 느꼈다고 하지만, 감성에 대한 구호만으로 여론을 움직일 수는 없다. ⓒ 롯데 자이언츠
혹시나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였다.
명분이나 의도가 좋아도 그것을 현실화시킬 만한 대안이 부실하면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지난주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부산 자이언츠 시민구단' 추진 기획이 단연 뜨거운 화제였다. 야구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협동조합을 결성, 롯데 야구단을 인수해 시민구단으로 전환하겠다는 포부가 핵심이다.
이는 지난해 CCTV 사건으로 한계에 봉착한 롯데의 구단 운영 방식을 벗어나 야구팬의 중심으로 투명한 구단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표에서 비롯됐다. 이런 좋은 취지에도 정작 야구계 반응은 싸늘했다. 한마디로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야구계에서는 “프로야구단 운영은 막대한 예산과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전문화된 조직 체계 및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컸다.
지난 6일 부산서 시민구단 추진 주최로 열린 1차 공청회. 그래도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증을 느껴 공청회를 찾았던 팬들도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추진위가 공청회서 밝힌 내용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했던 것은 그 원대한 포부를 실현시킬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이었다. '롯데가 과연 구단을 매각할까'하는 의문에는 '어떻게든 팔게 만들겠다'거나 '안 되면 새로운 야구단을 창단하겠다'는 것이 답이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심각할 정도의 전문성 부재다.
추진위가 제시한 900억의 예산 확보 방안에서부터 비현실적으로 책정된 선수단 연봉에 이르기까지. 과연 추진위 내부에 야구단 운영에 대해 전문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 있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롯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지니고 있는 팬들조차 추진위의 주먹구구식 기획에 등을 돌린 이유다.
온라인에서 불었던 바람과 달리 공청회를 찾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나마 공청회를 찾은 사람들도 추진위의 부실한 기획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역 여론에서도 추진위의 주장을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증거다.
추진위는 앞으로 추가 공청회를 열어서 문제를 보완하고 계속 논의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희망이나 가능성이 보여야 그 다음의 기회도 있는 것이다. 팬심이 비록 롯데 구단에 큰 실망을 느꼈다고 하지만, 감성에 대한 구호만으로 여론을 움직일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