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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김미희·이상규 외 북한 지원받은 사람 또 있다"

하윤아 기자
입력 2014.10.22 17:12
수정 2014.10.22 17:27

<직격인터뷰>"민노당 당직자 출신 기초단체장 역임"

"증거? 안남기는게 지하당 활동…당시 진술 남아있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미희,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외에도 북한의 자금을 지원받아 정치권에 진출한 인사가 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청구 제16차 공개변론일. 정부 측 증인으로 나온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증인석에 올라 “북한이 지난 1995년 지방선거와 1996년 국회의원 선거에 조직원을 후보로 입후보시키고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주사파 대부’로 지난 1991년 북한 밀입북했을 당시 북으로부터 지원받은 40만달러 중 일부를 현금화해 하영옥 씨를 통해 좌파 후보들에게 500만~1000만원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995년 지방선거 때는 성남에서 김미희 후보에게, 구로에서 이상규 후보에게 각각 500만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법정 증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연구위원은 22일 김 의원과 이 의원 외 북한의 자금을 통해 정치권에 진출한 또 한 사람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노동당의 주요 당직자를 하고 모 지역의 기초단체장을 했던 인물도 그랬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에서 꽤 중요한 인물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처음 그가 출마할 때 지원을 해줬지만 당선이 되지 않았다”면서도 “두 번째로 출마했을 때는 기초단체장에 당선됐는데 그때는 민혁당을 해체한 이후라 그 당시의 자금 사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조직원 후보를 입후보시키라는 지시를 내리고 자금 지원도 했다는 것인지 재차 묻자 “새롭게 하는 진술이 아니다”라며 “15년 전 국정원과 검찰의 조사를 받을 때도 말한 바 있다. 다만 그 때는 이상규, 김미희 의원이 유명인사가 아니어서 관심이 없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지원금이라는 구체적 증거가 있는가를 묻자 김 위원은 "증거가 철저하게 안 남도록 하는 것이 지하당 활동"이라며 "관련자들이 다 부인하면 증거라는 게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는 15년 전에 내가 했던 국정원 진술조서, 검찰 진술조서, 재판 기록 등에 다 남아 있다"고 밝혔다.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라 15년 전 이미 국가문서로 기록됐다는 이야기다. 이어 김 위원은 "다른 물증은 있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통합진보당과 같이 폭력 혁명을 추구하고 종북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은 해산하는 것이 적절한 판결”이라며 통합진보당의 정당 해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사법적으로 대응하는 것보다는 정치투쟁이나 사상투쟁이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관점을 여전히 확고하게 갖고 있지만, 사법적 판단 조건이 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합헌이라고 결정되면 대단히 잘못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진당 합헌 결정이 국민과 일반 통진당 당원, 주사파 가담자들에게 잘못된 사인(Sign)을 줄 수 있어 재판관들이 통진당의 실체에 대해 명확하게 알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증인으로 참석하게 됐다며 증언을 하게 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법정 증언에서 거론된 김미희, 이상규 의원은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영환의 황당무계한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이자 명예훼손”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이번 망언은 검찰과 법무부, 국정원이 공모해 진보당을 없애려는 해산선동에 다름 아니다”고 주장하며 “우리 두 의원에 대한 증언도 용도 폐기된 국정원 협조자의 자기 과시욕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향후 법적인 책임을 물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김영환 씨가 증언한 발언의 전체 내용을 확인 중이고, 끝나는 대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다만 국정감사 기간 중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내주 월요일까지는 검찰 고발이 힘들고 그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김 의원 측과도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상규,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공개변론에서 정부 측 증인으로 나온 김영환씨의 '95년 지방선거 북한자금 선거비용 주장'과 관련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이자 명예훼손”이라고 밝히며 강력한 법적대응을 밝히고 있다. 두 의원은 “김영환의 허무맹랑한 ‘종북선동’에 분노보다 연민의 정마저 느낀다. 김영환 씨는 본인의 새빨간 거짓말에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할 것”이 밝혔다. ⓒ데일리안

다음은 김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어제(21일)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사건에 어떤 계기로 증인으로 참석하게 됐나?

"법무부에서 증인으로 나와 달라 요청이 와서 참석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 통진당 해산 청구한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사상을 확고히 갖고 있다, 형사처벌이라든지 사법적으로 해산한다든지 사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고 정치투쟁이나 사상투쟁이 효과적 방법이다. 이러한 관점을 확고히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해산 신청 자체를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법적 판단 조건이 된 상황에서 통진당이 합헌이라고 결정나게 되면 대단히 잘못된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국민과 일반 통진당 당원, 주사파에 가담한 사람들에게 잘못된 사인을 주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했다. 일단 사법적 심사 대상이 된 이상 통진당의 실체에 대해 판관들이 명확하게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겠다 생각해서 참석했다."

-어제 증언에서는 통진당이 폭력 혁명을 추구하는 정당이라며 해산에 대해 찬성하는 발언을 했는데 본인의 정확한 의견은 무엇인가?

"해산 심판 청구가 된 이상 통진당과 같이 폭력혁명을 추구하고 종북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은 해산하는 것이 적절한 판결이 아닐까한다."

-북한이 조직원 후보를 입후보시키라고 지시내리고 자금 지원도 했다는 것, 확실한가?

"확실한 부분이다. 새롭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15년 전 1999년에 검찰조사를 받을 때도 그렇게 말했다. 국가공식문서에 남아있는 것이다. 검찰에서 한 피의자 심문조사나 법원에 낸 공소장 등 공식문서에 남아있는 것이다. 새롭게 하는 진술이 아니라 이미 다 했던 얘기다."

-어제 법정에서는 하영옥 씨를 통해 이상규, 김미희 등 후보들에게 북 지원금을 줬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증거가 있는 것인가?

"증거가 철저하게 안남도록 하는 것이 지하당 활동이다. 관련자들이 다 부인하면 증거라는 게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는 15년 전에 제가 했던 국정원 진술조서, 검찰 진술조서, 재판 기록 등에 다 남아 있다.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라 15년 전 이미 국가문서로 기록된 것이다. 다른 물증은 있을 수가 없다."

-훨씬 이전에도 이에 대해 진술한 바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다만 그때는 이상규, 김미희 의원이 유명인사가 아니어서 기자들의 관심이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도 혹시 북한의 자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1995, 1996년 이후 지선이나 총선에도 북한이 좌파 후보들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가능성이야 당연히 있지만 증거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상규, 김미희 의원 외에 정치권에 진출한 사람 또 있나?

"민노당 주요당직자 출신도 그랬었다. 민노당 주요당직자와 모 지역의 기초단체장을 하고 통진당에서는 꽤 중요한 인물이다."

-그가 북의 자금 지원을 통해 정치권에 진출했다는 것인가.

"그렇다. 어쨌든 처음에 출마할 때는 내가 지원을 해줬다. 그리고 그때는 당선이 안 됐다. 두 번째 출마해서 기초단체장에 당선됐는데, 그때는 내가 민혁당을 해체한 이후기 때문에 그때 자금사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북의 자금을 받아 국회에 진출한 정치인 혹은 당직자가 얼마나 된다고 보나?

"글쎄. 그건 뭐 내가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어제 증언에서 이석기 의원 등이 민혁당 해체 이후에도 계속 활동해왔다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가?

"일단 민혁당을 해산하고 나서 이석기가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며 민혁당 활동을 계속하자 권유했던 부분이 확인됐다. 직접 확인했다. 이석기와 접촉한 사람들은 어제 법정에서 실명으로 이야기했다. 아무튼 이석기는 민혁당 활동을 계속 해온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그때 이석기가 민혁당 산하 RO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2003년에 이석기가 관리해오던 RO 몇 개를 통합해서 통합RO를 만들었다. 2003년은 이석기가 1년 조금 넘게 복역하고 출소한 직후다. 지금의 RO 조직은 민혁당 산하에 있던 RO를 통합해서 만든 것이고 그것이 지금까지 존속돼 온 것이다."

-이석기 의원이 중심이 된 경기남부위원회가 조직을 해체하지 않고 유지해왔다는 것도 같은 맥락인가?

"경기남부위원회는 민혁당 조직이었고, 민혁당 산하에 있던 RO를 통합했다는 것이다. 물론 따지고 보면 (RO의) 기원은 민혁당 경기남부위원회다. 조직망을 계속 유지해왔고, 그 조직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RO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

"검찰 조사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그 사람들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는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사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나도 검찰조사를 기반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검찰조사 결과를 통해 알게 됐다는 것은 어찌 보면 추측이 아닌가?

"검찰조사 증거물도 검사들이 보는 것과 전문가인 내가 보는 것은 좀 다르다. 난 2~3개 증거만 봐도 바로 어떤 활동 하는지 알 수 있다."

-어제 증언에서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이 RO 조직원 출신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안다.

"당시 우리가 민혁당 산하조직인 서울대 애국선봉대를 관리하고 있었다. 홍성규는 이 서울대 애국선봉대의 대장이었다. 물론 애국선봉대도 RO라고 볼 수 있지만, RO 산하에 RMO라고 있었다. 애국선봉대는 RMO였다. 그런데 RMO의 책임자는 반드시 RO 조직원이어야 한다. RMO의 대장이었던 홍성규는 반드시 RO 조직원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애국선봉대의 대장이 될 수 없다."

-RMO의 대장이 RO의 조직원이어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당규인가?

"당연하다. RMO 대장이 RO 조직원이 아니면 어떻게 관리하겠나. 이를 통해 볼 때 홍성규는 민혁당 산하 RO 조직원이었다."

-홍성규 대변인이 지금도 조직원으로 활동하고 있을 가능성은 있나?

"글쎄. 홍성규가 그 당시 소속됐던 RO는 이석기가 관리하던 RO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RO 조직이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른다. 이석기 RO와 통합이 됐을 수도 있고 안됐을 수도 있다. 그 이후의 일은 나도 잘 모른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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