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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폐기시킬 골든타임 딱 3년 남았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14.10.03 10:19
수정 2014.10.03 10:22

<굿소사이어티 칼럼>핵무기의 미사일 장착 이전까지 우리가 서둘러야 할 일

지난 6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동해 잠수함 부대인 제167군부대를 방문, 직접 탑승해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한 잠수함.ⓒ연합뉴스

1. 별 일 없을 거라 생각한다. 평화의 달콤한 술에 취했던 국가는 그렇게 지도 위에서 사라져갔다. 전쟁이 없을 때 전쟁을 막을 준비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북한정권이 핵폭탄을 만들었다. 첫 번째 실험이 8년 전 2006년 10월. 이미 세 차례 실험을 거쳤다. 그 북한은 지금도 연방제로 남북(南北)을 묶어낸 뒤 미군(美軍)을 추방해 “주체혁명”하겠다는 비정상적 세습왕조다.

2. 핵 무기가 폐기되지 않는다면 한반도 평화는 불가능(不可能)하다. 가능하다 해도 핵무장한 북한정권 앞에서 돈 뜯기고 쌀 뜯기고 비료 뜯기는 굴욕적 평화가 될 뿐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비장의 공갈협박용으로 쓴다?

핵무기는 묘한 무기다. 실제 사용된 적은 한 번일 뿐이지만 가장 강력한 정치적 파워를 갖는 도구다. 옆 나라를 공갈쳐 돈 뜯고, 협박해 실리를 얻어낼 마력(魔力)의 물건이다. 핵을 가진 북한은 핵이 없는 남한을 상대로 역사상 최고의 효과를 보고 있고, 최악의 상황을 향해 간다.

3. 핵무기가 예리하고 날카롭게 업그레이드될수록 공갈 협박 능력도 올라간다. 분기점을 흔히 소형화(小形化)라 부른다. 무겁고 커다란 탄두가 실제 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소형화는 핵무기가 고도화(高度化)된 것을 뜻한다. 즉 경량화 다종화 다발화(多發化)된 것이다. 이쯤 되면 핵폭탄은 핵탄두, 핵어뢰, 핵지뢰, 핵배낭, 핵가방 등 별의별 살인적 형태로 꼴을 바꾼다. 북한이 현재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핵폭탄 원료만 ‘고순도 플루토늄’ 50kg이다. 이 정도면 빌딩 하나를 파괴할 수 있는 미니핵폭탄을 최대 2000개나 만들 수 있다.

소형화는 탄두가 작아져 미사일에 달게 되는 것도 뜻한다. 다 망한 나라 같지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공식적 미사일 능력은 세계 6위다.

상상해보자. 어느 날 저 엉터리 공화국이 공해상에 갖다 놓은 폐(廢)유조선 한 척을 정교한 핵미사일로 흔적도 없이 까부숴 버리는 날을. 이 흉측한 모습이 CNN을 통해 전(全) 세계에 방송될 날을. 서울시청 앞 광장은 ‘우리민족끼리 대화와 평화’를 외치는 수십 만 촛불에 뒤 덮일 것이고 미국의 비둘기파(派)들은 협상의 테이블을 윤 나게 닦게 될 것이다.

4. ‘소형화, 그 날 이후’ 북핵(北核)은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북한은 건드릴 수 없게 된다. 핵(核)탄을 실제로 날리게 될 것이라 그런 게 아니다. 북한은 병풍처럼 뒤통수에 핵탄두를 드려놓고 국지전(局地戰), 비정규전(非正規戰)을 벌여갈 것이다. 이것을 ‘병풍전략’이라 부른다. 도발은 거세질 것이고 남한은 ‘말’ 응징, ‘말’ 보복에 그칠 수밖에 없다.

핵무기 소형화 이후 북한은 폭주기관차가 될 수도

혹자는 한국도, 세계도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철없는 철부지 소리다. 소형화 이후엔 ‘어떤 경우도’ 건드릴 수 없다. 경제(經濟) 때문이고 투자(投資) 때문이다.

폐유조선을 까부수는 할리우드 액션을 벌이지 않아도, 북한의 소형화 능력이 온 세계에 확인된 이후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핵으로 무장한 북한이 작은 도발을 벌일 때마다 외자(外資)가 빠져갈 것이다. 주가(株價)는 폭락하며 경기는 더욱 나빠질 것이다. 이른바 코리아디스카운트 폭증이다.

핵(核)보복 우려가 있는데 한국이 물리적 응징(膺懲)과 군사적 보복(報復)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설령 응징과 보복에 나서도 여당(與黨)은 다음 선거를 포기해야 한다. 새누리당이든 새정치당이든 “경제(經濟)를 살리기 위해” “평화(平和)를 지키기 위해” 북한을 앞 다퉈 달랠 수밖에 없다. 핵으로 무장한 사이코 집단과 싸워서 해외자본의 탈출러시를 자초할 순 없는 일이다.

돈과 쌀과 비료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이 북한의 생산공장, 생산기지처럼 끌려가기 시작하면 민족주의 외피(外皮)를 걸친 친북(親北) 종북(從北) 좌경(左傾)의 흐름도 거칠어진다. 북한에 대한 강경한 인물이 공직(公職)에 나설라치면 언론은 “전쟁하자는 것이냐”며 마녀사냥을 벌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방부 장관을 임명할 때도 북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된다.

5. 달래기와 눈치보기는 이미 진행 중이다. 2014년 1월 이래 북한이 동해로 100발 이상의 미사일•방사포•로켓을 날렸다. 한국은 한 번도 응징을 못했다. 북한은 올 해도 서해안 NLL을 수 차례 넘었고 무인기(無人耭)도 날렸다. 국방부가 이들 깽판을 도발로 규정한 뒤 나온 것은 원점타격, 지원세력, 지휘세력 타격이 아니다. 모두 엄포에 그쳤다.

북한 달래기와 눈치보기에 급급한 우리의 허약한 모습

‘범생이’같은 한국이 ‘양아치’ 북한에 끌려간다. 그래도 지금은 시작일 뿐이다. 핵무기가 개량되면 통일(統一)도 불가능하다. 헌법에 의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 자유통일은 북한체제의 정상화, 즉 자유화 민주화를 전제한다. 작게 벼려진 핵무기 앞에서 가능한 통일은 월남식 적화통일(赤化統一) 아니면 남한의 미군(美軍)을 내쫓기 위해 북한이 주장해 온 연방제, 통일의 사기극뿐이다.

6. ‘숨 쉴 틈’은 핵이 작아지기 전까지다. 엉터리 공화국을 압박(壓迫)하고 억지(抑止)해서 변화를 이끌어 낼 유일한 시기도 마찬가지다. 가혹하게 평가하면 박근혜 대통령 남은 임기 3년이 마지막 기회다.

2월7일 한 세미나에서(‘북한 핵(核)미사일 위협과 한국의 대응전략’) 국방대 문장렬 박사는 북한의 핵폭탄 숫자를 “현재 20개”로 보았고 “2016년 17~52개(중간 값 34개), 2018년 43개”로 잡았다.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는 더 섬뜩한 예측을 내놓았다.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즉 스커드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핵미사일화(化) 성공했을 수도 있다”며 “3년 정도 후엔 더욱 개량될 것”이라는 요지였다.

미국 쪽 관측도 대개 3년을 시효로 잡는다. 오바마 美 대통령 정책자문기구로 알려진 신안보센터(CNAS)는 3월27일 북한이 핵무기 미사일 장착을 완성할 시기를 “3년 후”로 잡았다. 朴대통령 임기 말이면 북핵은 마지노선을 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북한은 티벳 식의 몰락을, 한국은 남미 식의 쇠락을 걱정해야

7.10년 후 미래의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은 군대마저 개병제(皆兵制)를 모병제(募兵制)로 바꾸자며 시끄럽다. 정작 예산투입은 안보나 안전이 아닌 복지(福祉) 편향이다. 요즘 유행인 미중(美中) 등거리 외교는 한미(韓美)동맹 약화의 딴 말에 불과하다. 모든 시계는 70년 지속돼 온 안전판 해체를 가리킨다.

100년 전 비극이 재현될지 모른다. 커지는 힘을 주체할 줄 모르는 중국 앞에 한반도 전체가 변방(邊方)처럼 빨려가고, 북한은 한국을 핵으로 공갈쳐 인질 삼는 민족공멸의 미래이다. 북한의 사악한 폭정(暴政)과 한국의 무능한 악정(惡政)은 연방제로 공생하며 영구분단을 평화통일이라 사기 치는 미래이다.

점진적 적화(赤化)는 급진적 赤化의 위험을 안고 있다. 빅브라더 중국의 후견 아래 한국이 북한의 핵 인질로 끌려가기 시작하면, 자칫 남북한 주사파 연합을 거쳐서 사회주의 통일로 완결될 수 있다. 요행히 북한이 미리 망해도 북한은 티벳식 몰락을, 한국은 그 언저리 끝에서 남미식 쇠락을 하게 될 것이다.

햇볕정책이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한 정책실패부터 인정을

8. 핵무기 소형화로 70년 지속돼 온 현상유지 프레임은 이미 깨졌다. 햇볕도 끝났다. 평화의 미명 아래 ‘햇볕정책이라는 체제지원이 지속되면 재앙의 시기만 앞당길 것이다. 교류 협력 지원의 복면을 뒤집어 쓴 햇볕의 열매는 북한은 개혁 개방이 아니라 3대세습과 핵폭탄이었다.

교류 협력 지원이 김일성 왕조를 ‘조금도’ 변화시킬 수 없었던 정책실패를 인정해야 한다. 압박(pressure)을 통해 북한을 코너로 몰아야 한다. 북한이 도발에 나서면 철저한 응징과 보복을 통해 억지(deterrence)해야 한다. 압박과 억지를 할 수 있는 시간도 북한이 핵무기 미사일 장착을 ‘최종’ 완성할 향후 3년 정도다. 3년 이후 한국은 압박과 억지가 아닌 무조건 타협과 무작정 인내, 무차별 협상의 길을 가지 않을 수 없다.

압박과 억지의 영어 첫 자를 따 프레디(PREDE: 압박과 억지의 앞 자를 딴 것)라 부르자. 프레디(PREDE)는 70년 가까이 진행된 남북한 선악(善惡)의 전쟁을 끝내는 간단한 공식이며, 자유세계가 악의 제국을 눌러온 길이었다.

한국의 지식인 집단이 이미 나온 진실의 길을 외면한다면, 100년 전 망국의 비극은 또 다른 형태로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우리 스스로 거친 광야의 길을 걸어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글/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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