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대통령 연애 거짓말이겠지만" 막말 논란
입력 2014.09.12 16:39
수정 2014.09.12 16:48
국회정상화위해 국회의장 주재 상임위원장 연석회의 고성에 막말만
새누리 강력 반발하며 윤리위 제소 방안 검토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으로 국회가 파행인 가운데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이 만난 자리에서 설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정의화 국회의장이 언쟁을 벌였다.
설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들을 건 들어야한다”고 언성을 높이자 정 의장은 “의장을 무시하는건가”라고 맞받아쳤다.
12일 국회 접견실에서는 국회의장의 주재로 각 상임위원장 연석회의가 열렸다. 정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국회는 지금 존폐가 거론되는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정 의장은 이어 “저로서는 세월호 특별법으로 인해 국회가 파행되고 있는 것을 방치할 수가 없다”며 “제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최소화하고 여야간 대화와 타협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원장단을 향해 “정부조직법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야기하는 민생법안 30개의 논의도 시작 못한 상황”이라며 “하루 빨리 노력을 해서 산적한 안건들이 논의되고 처리되도록 노력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정 의장은 “위원장들이 경력이 많기에 지혜를 모아서 공전되는 국회의 타개책을 마련해보겠다는 욕심으로 이 회의를 갖게 됐다”면서 “부의장들의 모두발언을 간략히 듣고 비공개로 회의를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설훈 “정국 꼬인 것은 청와대 탓…대통령 연애한다고 생각지 않아”
그러자 설 위원장이 “굳이 회의를 비공개로 할 이유가 있는가”라며 “국민 앞에 국가의 기밀이 아니고서는 당당하게 다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에 정 의장은 “그 말도 맞지만 허심탄회하게 회의를 진행하기에는 비공개가 낫다”면서도 “위원장 여러분이 다 공개하자고 하면 할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설 위원장이 멈추지 않고 “국회는 기본이 공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자 김재경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부의장들의 인사말을 듣고 나중에 공개여부를 논의하자”고 설 위원장을 타일렀다.
그리하여 두 명의 부의장의 인사말이 이어졌고 정 의장은 “설 위원장의 취지는 좋지만 발언으로 인해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에 오늘은 비공개로 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발언권을 받은 설 위원장은 “지금 정국이 안 풀리는 이유는 청와대. 수사권 왜 반대하고 청와대는 7시간동안 뭘 했는가”라며 “나는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이야기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품위를 지켜라”, “결론부터 말하라”, “그래서 회의를 공개 하자는 건가 비공개 하자는 건가”라며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정 의장은 말을 듣지 않고 발언을 이어나가는 설 위원장에게 “지금 국회의장을 무시하는 건가”라며 “오늘은 위원장들과 회의를 하려고 하는 것이니 정치인으로서의 발언은 다른 자리에서 해달라”고 말해 결국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발끈한 새누리 “설훈, 윤리위원회 제소 방안 검토”
설 위원장의 이같은 막말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박대출 대변인은 “설 위원장의 막말 수준의 발언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사전에 치밀하게 짠 의도적 발언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행여 즉흥적 발언이었다 하더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이 그토록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집착하고 있는지 그 속내를 읽기에 모자라지 않는다”며 “어떻게든 대통령을 흠집 내려고 하는 얄팍한 꼼수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설 의원의 ‘대통령 연애’ 발언은 국회의원 개인의 품위 훼손을 넘어 국회 권능의 추락이자 대한민국 국격의 손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면서 “새누리당은 설 위원장에 대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력히 대응했다.
윤영석 원내대변인 또한 이후 브리핑에서 “설 위원장은 공개된 회의 장소에서 ‘대통령 연애’를 운운하며 국회의원 더욱이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서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속한 막말을 뱉어냈다”며 “설 위원장은 즉각 사죄하고 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