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응원단 부르자는 정병국에 "의원님 돈 쓰세요"
입력 2014.08.30 16:36
수정 2014.08.30 16:47
아시안게임 북 응원단 파견 취소에 정병국 "비용 지원하고 5·24 해제해야"
네티즌 "북한 노림수에 놀아나", "돈 많아서 북한에 퍼주나" 비난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에 북측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병국 새누리당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의원의 ‘북한 응원단 비용 지원 및 5·24 조치 해제’ 발언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북한은 내달 19일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역대 최대 규모인 350명의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지만 지난 28일 돌연 파견단 불참의사를 밝혔다.
정계 및 학계에서는 이 같은 북한의 태도 돌변에 대해 하반기 남북관계에 있어서 북한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남북 고위급 접촉 제의와 5·24 대북 제재조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여러 협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를 북측에 유리하게 전개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정 의원은 29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5·24 대북 제재조치를 선도적으로 전격해제하고 북한응원단의 파견 비용을 전액 지원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쳐 네티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정 의원은 “정부가 (응원단 파견 비용에 관해) ‘국제관례에 따라서 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는데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북한 측이 자존심이 상한 것 같다”며 정부가 비용부담 의사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 간 대화를 하고 통일로 이끄는 데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데 (응원단 파견지원이) 하나의 단초라고 하면 그것은 돈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라며 “적극적인 대화를 해서 응원단이 오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의원은 “5·24조치를 취하고 나서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그런 조치를 취한 우리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며 “지금 현재 오히려 이로 인해서 남북 간 경색된 국면만 강화가 되고 있고 아무런 효과를 못낸다면 다른 차원의 접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즉 5·24 대북 제재조치를 정부가 선도적으로 해제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를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정의원 발언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비용 부담에 대한 지적에 이어 아시안게임으로 이와 관련 없는 5·24 대북 제재조치와 남북 고위급 접촉 등에 우위를 점하려는 북한의 노림수에 넘어갔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 아이디 road***은 “정병국 의원 진짜 왜 이럽니까? 5·24조치 해제 하고 AG에 북한 응원단 오게 하라뇨? 정 의원님이 돈 쓰세요 개인돈으로”라며 응원단 지원 주장에 불만을 표했다. 트위터 아이디 cfac****도 “북한 응원단 선수 아시안게임 참석 너희들이 책임져. 국민의 혈세로는 안돼. 돈 많아서 북한에 퍼주나”라며 비용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 아이디 subg****은 “무전취식할려고 하니까 여비가지고 와라 하는게 잘못됐냐? 미사일 쏴대고 핵무기 개발한다면서 니들 인민들 여비줄 돈은 없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네이버 아이디 loia****은 ”정병국 그렇게 안봤는데. 정부의 원칙적 대북접근이 조금 늦더라도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 기회주의적인 정치인들이 북한의 선전, 선동에 놀아나니”라는 비판도 함께 나왔다.
“정병국 의원님 주관 있어서 좋네요. 우리가 선도적으로 풀어도 되는건데 아쉽네요. 동감합니다”(네이버 아이디 lke1****) 같은 지지 의견도 있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한편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응원단 불참과 관련해 남북 양측은 서로 다른 이유로 책임 공방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손광호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8일 조선중앙TV에서 “남측이 우리 응원단이 나가는 것을 우려하면서 시비하고 바라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겼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응원단이 오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는 동시에 “우리가 북한 응원단 참여를 시비한다고 왜곡 주장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참여를 적극 협력해 나갈 방침이었지만, 북한이 정치적 의도로 이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게 정부측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