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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5 대 5 지분, 아직도 살아있나

김지영 기자
입력 2014.07.03 15:48 수정 2014.07.03 15:50

통합창당 당시 당직 절반 약속받았으나 원내지도부에는 진출 불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윤창현 광주광역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했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당내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다음 수순에 돌입했다. 7.30 재보궐선거에 안 대표의 측근이 대거 출마한 것이다.

안 대표는 지난 3월 구(舊)민주당과 통합창당 과정에서 절반의 지분을 약속받았으나, 실제로는 일부 당직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새정치추진위원회 시절부터 함께한 안 대표의 최측근 중 중앙당직자는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 박인복 공동홍보위원장, 이태규 사무부총장, 정기남 정책위부의장 정도다.

그나마 지난 4월 17개 시도당위원장을 복수로 구성하면서 송 의원(경기도당), 이계안 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서울시당), 류근찬 전 자유선진당 의원(충남도당) 등 자신의 측근들을 공동위원장으로 앉혔으나, 지역위원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당내 세력기반이 약해 실질적인 영향력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안 대표가 지분 행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에는 안 대표의 원내 측근이 송 의원 한 명에 불과한 이유가 크다. 기본적으로 원내 기구인 의원총회, 원내대표단, 정책조정위원회에는 원외 인사들의 진입이 불가능하고, 공천권을 가진 당 지도부와 사무처, 공천관리위원회도 대부분 현역 의원들로 구성된다.

7.30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에 포함된 안 대표의 당내 측근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안 대표의 선거캠프에서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던 조광희 변호사가 유일하다.

여기에 안 대표의 지역 기반은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계 인사들과 비교조차 불가능할 만큼 빈약하다. 당원 동원력에서 밀리면 선출직 당직은 물론, 국회의원 선거 등에 자신의 측근을 후보로 내세우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안 대표는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전북지사 선거에도 자신의 측근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내세웠다. 이 같은 조치의 명분은 공천개혁이었지만, 이보다는 지역 세력기반 마련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 대표가 민주당의 심장부로 표현되는 광주에서 지지층을 확대하면, 다가오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측근들의 경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7.30 재보선에서도 안 대표는 지분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오는 재보선에는 금태섭 새정치연합 대변인과 이수봉 전 보좌관 등 안 대표의 최측근을 비롯해 새정추에서 안 대표를 도왔던 인사들이 상당수 출마한다.

먼저 6명의 공천신청자가 몰린 서울 동작을에는 안 대표의 입으로 불리는 금 대변인이 출마하고, 수원을(권선)에는 안 대표가 독자창당을 추진하던 시절 영입을 시도했던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나선다. 또 김포에는 안 대표의 중학교 동창인 이수봉 전 안철수 의원실 수석보좌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밖에 통합창당 전 안 대표의 대전 조직을 총괄했던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과 김창수 전 의원이 대전 대덕에, 민주당을 탈당한 뒤 충남내일포럼 대표를 맡았던 조규선 전 서산시장은 충남 서산·태안에 출마한다. 광주 광산을 등 호남권에도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상당수 나선다.

다만 이번 재보선에서 안 대표 원내 지분이 얼마나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동작을의 경우, 당초 금 대변인에 대한 전략공천설이 흘러나왔으나 새정치연합 공천관리위원회는 3일 이 지역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 기 전 부시장은 본래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출마했었다.

금 대변인은 이날 전략공천지로 지정됐으나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광주 광산을, 수원을·병·정에 전략공천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지만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전략공천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안 대표가 측근에 대한 전략공천을 단행한다면 당내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원을에 나선 김 전 교육감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수원을에는 옛 민주당에서 2년 가까이 대변인으로 활동한 박용진 새정치연합 홍보위원장도 출마해 김 전 교육감이 전략공천 후보로 결정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이들을 제외하고 재보선에 출마한 안 대표의 측근들 대다수는 인지도, 조직표 동원력에서 민주당계 후보들에 밀린다. 이 때문에 원내 외연 확보가 절실한 안 대표의 입장에서도 이번 재보선을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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