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새누리당' 문창극 사퇴론, 결국 포기 수순?
입력 2014.06.18 13:23
수정 2014.06.18 13:32
서청원, 내놓고 "스스로 사퇴 좋지 않을까" 입장 드러내
김무성 "본인 해명 부족하다"며 '지켜보자'던 입장 선회
새누리당 내부에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서청원-김무성 의원조차 사실상 사퇴를 촉구하면서 금명간 문 후보자가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입장에서도 더 이상 당의 반발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 의원은 이날 18일 오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한국과 러시아전을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과 국민을 위해, 현 정부를 위해서라도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서 모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사퇴)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스스로 퇴진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라며 사실상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그는 “총리 후보로서 조금 더 겸손하고 해명할 것은 해야 하는데 그게 별로 눈에 비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새누리당도 당론 분열이 심하고 그것을 차단하는 게 선배 입장에서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문 후보자가 표결로 가더라도 낙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과 관련, “과거에도 그런 것 때문에 당이 굉장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봤다”며 “그런 부분을 사전에 차단해 주는 것이 오래 정치한 선배로서 할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부를 그냥 오래 두면 어떻게 하는가. 도려내야 빨리 아물지 않겠는가. 마찬가지다. 빨리 조치를 취하는 게 국정운영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꼬집었다.
당초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던 김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알려진 부분이 본인 의사와 달리 왜곡됐다고 하면 적극적인 해명을 해야 되는데 그게 부족하다”며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대통령과 당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본인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이해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청문회까지 가야하고, 청문회에 가기 전에 본인이 노력을 해서 빨리 해명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오늘 중으로 그런 조치를 해 주길 바란다”고 단서를 달았다.
당 내부에서 사퇴 여론이 확산되면서 당 지도부도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그동안 문 후보자를 옹호해왔지만 당내 기류가 변하면서 ‘출구전략’까지 마련해야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방향성을 정해놓고 가는 것보다 한 분 한 분이 스스로 자연스럽게 (생각을 정리)해도 무리가 없다”며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과정을 거치면서 지혜롭게 의원들의 생각이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문 후보자에 대한 국회인사청문 절차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는 이전의 입장에 비해 다소 유연해진 것이다. 사실상 의원들의 ‘입단속’은 물론 표결과정에서 발생할 이탈표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사실상 문 후보자에 대한 포기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전날 예정된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서와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서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