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 굿바이, 직구 헬로" 해외 카드 결제 사상 최고치
입력 2014.02.28 12:57
수정 2014.02.28 13:05
지난해 4분기 카드 승인 금액 역대 최고치 경신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해외 결제 건수 증가와 무관하지 않아
지나친 국내 유통마진과 수입업체의 폭리로 해외 온라인 쇼핑몰로 눈을 돌리는 이른바 '직구(직접구매)'가 늘어나면서 해외 카드 사용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은 105억4600만달러다. 지난 2009년 53억7900만 달러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규모가 커졌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 결제는 4년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2010년 72억7200만달러(전년 대비 35.2%증가), 2011년 86억1900만달러(18.5%), 2012년 94억3600만달러(9.5%), 지난해 처음 100억달러를 넘기며 기록 경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카드 결제가 해마다 증가하는 원인은 해외여행 증가도 있지만,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직구족의 증가 탓도 크다. 특히 해외여행은 현금 사용이 가능하지만, 직구는 오직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해외 직구를 돕고 있는 대표적인 배송대행업체(배대지) '몰테일'의 지난해 매출은 260억원이다. 지난 2010년 20억원과 비교했을 때 13배 이상 성장했다. 직구가 증가했다는 방증이다.
또 분기별로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 결제금액을 보면 직구족의 증가를 추측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해외 카드 승인금액은 28억2800만달러로 분기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4분기에는 미국 최대 쇼핑 할인 축제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껴있다.
신한카드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시즌 1주일간 해외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는 3만7000명이다. 전년보다 1만명 많은 수치다. 직구가 분기별 카드 승인금액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더불어 4분기 해외 카드 결제 총액은 증가했지만, 1인당 사용금액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건 직구족의 전형적인 구매 패턴을 보여준다.
4분기 1인당 카드결제금액은 425만달러다. 지난해 분기별 1인당 사용금액 중 최저다. 이는 직구족의 가장 큰 특징인 소액결제 탓이라는 게 카드업계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 온라인 평균 구매가는 20만원 이하"라며 "이는 물품가액의 200불까지 관세를 면제하는 제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분기별 카드결제금액이 최대면서 1인당 구매금액은 최저라는 점은 직구의 전형적인 구매 패턴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배대지 업체의 성장과 4분기 해외 카드 결제 증가, 1인당 구매금액 감소 등을 따져봤을 때 직구의 증가가 전체 해외 카드 결제 금액 상승을 이끌었다. 카드사가 직구 관련 이벤트나 전략 수립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직구는 카드사가 회원을 끌어모을 수 있는 시장"이라며 "배대지 업체와 제휴를 맺거나 해외 결제 관련 부가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카드사의 직구족 모시기 전략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