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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이병규 ‘특급 좌파’ 다 어디갔어?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5.17 12:00
수정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 여태 식은 대포

김광현 돌아오면 류현진-윤석민 위협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올 시즌 프로야구는 그야말로 ‘오른손 천국’을 이루고 있다.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 1위인 한화 김태균을 비롯해 넥센 강정호와 SK 최정, LG 정성훈은 홈런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또한 두 번째 FA를 앞둔 홍성흔(롯데)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투수 부문에서도 우완 투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다승 부문에서는 LG 좌완 주키치를 제외하면 두산 니퍼트, 삼성 탈보트(이상 5승), 롯데 이용훈, 넥센 나이트 등 우완투수들이 두각을 나타낸다. 평균자책점도 마찬가지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과 주키치 정도만이 10위권 내에 진입했을 뿐이다.

최근까지 프로야구는 좌타 또는 좌투수들이 리그를 호령했다. 두산 김현수는 ‘타격기계’라는 별명을 얻었고, 삼성의 최형우도 지난 시즌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섰다. 또한 마운드에서는 류현진-김광현-봉중근의 ‘좌완 빅3시대’가 오래도록 갈 줄 알았다. 이 많던 ‘특급 좌파’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최근 두각을 나타내던 좌타 또는 좌투수들이 올 시즌 부진에 빠져있다.

타자 ① - 삼성 최형우(2011년 타율 0.340-30홈런-118타점)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던 삼성이 예상과 달리 하위권에서 전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주포 최형우의 극심한 슬럼프다.

현재 최형우의 홈런 개수는 제로. 홈런왕에 올랐던 지난해 이맘때 10개를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더딘 페이스다. 타격폼은 물론 몸 상태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기에 선수 본인과 류중일 감독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게다가 함께 중심타선에 위치한 이승엽-박석민의 방망이가 불을 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방출의 설움을 겪은 뒤 입단 7년 만에 신인왕을 따내는 등 우여곡절을 보낸 시절을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부활해야하는 최형우다.


타자 ② - KIA 이용규(2011년 타율 0.333-3홈런-33타점-30도루)

이용규는 지난 시즌, 데뷔 후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0.333의 타율은 개인 최고 기록이었으며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특히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는 모습은 1번 타자의 교과서로 불리기 충분했다.

하지만 이용규의 커리어 하이는 지난해 7월까지다. 3할대 중반 타율을 오가던 고감도 방망이는 8월 이후 차갑게 식어버렸고, 급기야 SK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125(16타수 2안타)로 제 구실을 해내지 못했다. 때마침 열애 및 결혼 발표가 슬럼프에 빠진 시점이었기에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높았다.

2할대 초반 타율인 올 시즌도 기대에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이용규는 최근 6년 10개월 만에 6번 타자로 출장하는 굴욕까지 겪었다. 그나마 12개의 도루(공동 1위)로 빠른 발만큼은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타자 ③ - LG 이병규(2011년 타율 0.338-16홈런-75타점)

38살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병규는 ‘노익장’이 무엇인지 제대로 선보였다. 아쉽게 골든글러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최다안타 2위(164개), 올스타전 MVP 등 LG 타자 가운데 최고의 활약을 펼쳐 팀 내 최고 연봉자(총액 8억원)로 등극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지난해의 모습이 온데간데없다. 시즌초반부터 왼쪽 장딴지 부상으로 신음한 이병규는 아직까지 주로 대타로 출장하며 팀 타선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 성적은 타율 0.233-1홈런-9타점.

지난해 ‘잘 치던’ 이병규는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로부터 “너 요즘 은퇴하기 전에 반짝하는 거다. 죽기 전에 마지막에 힘내는 것처럼”이라는 말을 들은 바 있다. 적토마의 노쇠화에 팬들은 씁쓸할 뿐이다.


투수 ① - SK 김광현(2011년 4승 6패 평균자책점 4.84)

지난해 김광현은 데뷔 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직구는 물론, 주 무기인 슬라이더의 날카로움을 잃었고 제구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게다가 뇌경색 발병 소식이 뒤늦게 전해진데 이어 부상을 안고 뛴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맘고생은 더욱 심했다.

결국 어깨 통증까지 호소한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내내 재활에만 매달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술대에 오르지 않아 조기 복귀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김광현은 지난 9일 2군 마운드에 올랐고, 몇 차례 실전등판을 거친 뒤 전격 1군에 복귀할 전망이다.

김광현이 돌아와 제 컨디션을 발휘할 경우, 류현진-윤석민의 양강구도는 ‘투수 삼국지’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김광현은 지난 2008시즌 MVP에 오른 뒤 2010시즌에도 다승왕에 오르는 등 류현진과 함께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군림해왔다.


투수 ② - KIA 양현종(2011년 7승 9패 평균자책점 6.18)

데뷔 3년차였던 2009년, 12승 5패 평균자책점 3.15로 잠재력을 폭발한 양현종은 이듬해 다승부문 2위(16승)에 오르며 KIA의 좌완 에이스로 거듭났다. 특히 그가 거둔 승수는 타이거즈 역사상 한 시즌 좌완 최다승 기록이기도 했다.

승승장구한 양현종은 내친김에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까지 발탁돼 병역 면제의 혜택까지 받았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지난해 양현종은 극심한 슬럼프에 이어 부상까지 당해 모두를 실망시켰다. 이에 대해 조범현 전 감독은 “금메달 획득 후 나태해진 것 같다. 훈련 부족이 눈에 띈다”라며 꼬집었다.

올 시즌 선동열 감독은 부상에서 복귀한 양현종을 곧바로 1군에 올리지 않고 2군에서 계속 몸 상태를 점검해 왔다. “아직 제구력이 부족하다. 완벽하게 1군용 구위를 만들면 그때 부를 것”이라는 게 선 감독의 설명이다.

양현종의 복귀는 곧 KIA의 반격을 의미한다. KIA는 시즌 초반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로테이션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좌완 선발감이 부족했다. 양현종이 합류해 로테이션의 한 축을 든든히 지켜준다면 선동열 감독의 투수 운용도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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